[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안준철 기자] 11년 만에 가을야구는 낯설었다. 한화 이글스는 몸이 잔뜩 움츠러들어 축제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축제의 주인공 자리도 내줘야만 했다. 하지만 2차전부터는 가을 낯가림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화는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8 KBO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2-3으로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현행 포스트시즌 제도가 시작된 1989년부터 2017년까지 27차례 진행된 준플레이오프에서 24번이나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확률로 따지면 85.2%다. 한화는 몰리게 됐다.
↑ 19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가 벌어졌다. 7회말 2사에서 한화 양성우가 넥센 수비진의 실책 때 홈으로 뛰어들었으나 김하성에게 태그아웃됐다.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
이후 4회에도 2사 이후 1,3루 찬스를 잡았지만 득점과 연결하는데 실패했다. 5회 1사 만루에선 중심타선이 잇달아 타석에 들어섰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베테랑 김태균은 3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더욱 아쉬움을 자아냈던 순간은 7회였다. 의욕이 과해 주루 과정에서 치명적 실수가 나왔다. 2-3으로 끌려가던 8회 말 2사 2루에서 하주석은 평범한 3루 땅볼로 돌아서는 듯했지만, 김민성의 악송구가 나오면서 출루에 성공했다. 그러나 2루 주자 양성우가 3루 진루에 그치지 않고, 홈까지 들어오려다 넥센의 송구에 3루와 홈 사이에서 협살로 아웃되며 공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2-3으로 넥센을 압박하던 8회말은 한화에 마지막 기회였다. 1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이용규가 초구를 건드려 3루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인필드 플라이였다. 이후 호잉도 삼진에 그쳤다.
한화는 2007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암흑기가 길었다. 대타로 나와 삼진을 당한 김태균은 물론, 2014시즌을 앞두고 FA로 합류한 정근우와 이용규도 가을야구를 경험한지 각각 6년과 8년으로 꽤 오래 시간이 흘렀다. 한화의 젊은 선수들은 대부분 올해 포스트시즌 첫 가을야구다.
결국 한화에는 가을야구에 대한 낯가림이 선수단 전반을 지배했다. 2차전에서도 잔뜩 힘이 들어간 플레이가 이어진다면 시리즈가 쉽게 끝날 수 있다.
한화로서는 선발 키버스 샘슨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샘슨은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3승8패 평균자책점 4.68, 195탈삼진을 기록했다. 팀내 최다승 기록이다. 하지만 올 시즌 넥센과의 4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
물론 1차전만 놓고 보면 명예회복을 할 선수들이 한화에는 많다. 관건은 한화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긴장을 풀 수 있느냐다. 가을야구 낯가림 극복이 2차전 한화의 최대 과제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