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안준철 기자] 11년 만에 가을야구가 열린 대전에서는 한화 이글스를 대표하는 간판타자 김태균(36)이 실종됐다. 1차전에 대타로 나서긴 했지만, 2차전에서는 찬스에서도 기용되지 않았다. 김태균의 입지를 보여주는 냉정한 장면이었다.
한화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8 KBO리그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5-7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시리즈 탈락 위기에 몰렸다. 5전 3선승제에서 2연패다. 3차전에서 패하면 올해가 끝난다. 이날 김태균은 선발 라인업에서도 제외됐고, 찬스에서도 대타로 모습을 나타내지 못했다. 한화는 대타로 강경학을 기용했다. 전날(19일) 1차전에서 김태균과 함께 대타로 대기했던 송광민은 2차전에서는 5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 2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질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김태균 등 한화 선수들이 웜업을 끝낸 후 훈련을 시작하기 위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
김태균은 올 시즌 부침이 심하다. 잔부상이 잦아지면서 올 시즌 성적은 73경기에서 타율 0.315(254타수 80안타) 10홈런 34타점이다.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고, 특히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왔던 13년 연속 100안타의 값진 기록을 지키지 못했다. 73경기는 2001년 프로 데뷔 이후 최소 출장이다.
한화 입장에서도 수비가 어려운 김태균보다 30홈런과 100타점을 기록한 이성열을 지명타자로, 정근우를 1루수로 기용하는 게 여러 면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 김태균의 입지가 줄어든 것이다.
1차전에서는 대타로 나섰지만 허무하게 물러났다. 0-2로 뒤지던 5회말 2사 만루에서 5번 최진행의 타석에 대타로 나섰다. 김태균의 등장에 이날 이글스파크를 가득 채웠던 대전팬들은 데시벨을 높였다. 그만큼 김태균에 대한 팬들의 기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넥센 선발 에릭 해커의 체인지업 3개에 전혀
2차전에서는 박빙과 찬스상황에서도 기회를 받지 못했다. 11년 만에 한화가 만끽하고 있는 가을야구에 간판 김태균의 존재감은 없었다. 아니, 실종됐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 모른다. 그렇게 한화는 2패로 가을야구 탈락 위기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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