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19세 투수에게 포스트시즌 첫 선발 등판의 중압감은 너무 컸던 것일까. 너무 힘이 들어간 이승호(넥센)는 불안해보였다. 그러나 이내 배짱 두둑한 투구로 제 역할을 다했다.
이승호는 23일 넥센과 한화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홈팀의 선발투수로 나섰다. 깜짝 카드는 아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정규시즌 막바지 4선발을 맡았던 이승호를 일찌감치 가을야구 네 번재 선발투수 옵션으로 정했다.
이승호도 “긴장보다 기대가 더 크다”며 자신감을 나타냈지만 막상 무대에 오르니 쉽지 않았다.
↑ 넥센 히어로즈의 투수 이승호. 사진(고척)=천정환 기자 |
1회초 선두타자 정근우에게 초구로 2루타를 맞더니 이용규, 김태균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만루 위기. 볼이 많았다. 완급 조절이 안 됐다. 힘만 너무 썼다.
1,2차전을 잡은 넥센도 3차전을 내주면서 압박을 받고 있다. 1+1 카드로 준비한 안우진이 불펜에서 몸을 풀었다. 이승호의 투구가 좋지 않다면, 투수를 빠르게 교체하고자 했다.
그래도 이승호는 와르르 무너지지 않았다. 이성열을 상대로 볼 3개를 던진 후 후 스트라이크 2개를 잡더니 우익수 뜬공(희생타)으로 처리했다. 1점을 내줬지만, 대량 실점을 피했다. 하주석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한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회 26구 중 볼이 15개(57.7%)였다.
어렵게 첫 이닝을 넘긴 이승호는 조금씩 안정감을 갖췄다. 스트라이크 비율도 높아졌다. 야수 수비 도움을 받으며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3회초 2사 후 호잉의 2루타와 폭투로 추가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3차전 MVP 김태균을 범타로 처리하며 숨을 골랐다.
이승호의 투구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4회초 이성열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그는 하주석의 안타로 무사 1,3루에 직면했다. 2루수 송섬문의 수비 도움을 받지
최재훈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으나 넥센은 빠르게 투수를 바꿨다. 안우진이 이승호를 대신해 투입됐다. 이승호의 투구수는 총 64개. 스트라이크는 35개로 54.7%였다. 3⅓이닝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 충분히 자기 역할을 다한 이승호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