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이승우(20·베로나) 팬 대상 공식상품 판매 개시에 대해 ‘부진 속 외도’라기보다는 불법 제품이 범람하는 엄연한 현실에 대한 대응이라는 시각도 있다. 선수보다는 팬덤의 요구와 열망이 강했다는 얘기다.
24일 이승우는 사회관계망(SNS) 오피셜 계정을 통해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고유 브랜드로 팬 대상 공식상품을 보여드리게 됐다”라면서 “판매수익은 전액 홀로 지내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돕는 일에 기부하겠다”라고 밝혔다.
‘수익금 전액 기부’라는 멋진 취지임에도 이승우가 3부리그 출신이나 동갑내기와의 소속팀 출전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와중이라 반응이 좋지만은 않다.
↑ 이승우 개인 브랜드가 24일 공식화됐다. 해당 상표 로고는 한일전으로 치러진 2018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 매치 선제골 이후 광고판에 올라간 뒤풀이 상황을 형상화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SNS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6경기 4득점으로 조국의 대회 2연패에 이바지한 이승우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팬덤의 충성도라는 측면에서 대한민국 축구계 으뜸이다.
이승우 팬덤은 아시안게임 이후 SNS로 음성적으로 판매 중인 불법상품에 속앓이를 해왔다. 우상의 특징을 담은 제품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과 실제로 선수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않고 오히려 폐를 끼칠 수도 있는 위법에 동조하면 안 된다는 팬심이 내면에서 충돌하여 갈등을 빚은 것이다.
그래도 다수의 이승우 팬덤은 대한축구협회나 선수 대리인 측에 무단제작 상품을 신고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수요가 있으니 불법도 성행하는 것이다. 이승우 팬덤은 선수 측에 공식상품 제작을 여러 방법으로 꾸준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피셜 굿즈의 유무에 따라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선수가 직접 혹은 인증한 업체를 통해 발매하는 제품이 있다면 팬덤은 그것만 사려고 노력할 것이고 위법한 물건을 보다 적극적으로 배척하도록 독려할 수 있다.
물론 여론의 시큰둥한 반응 역시 이승우가 새겨야 할 점이다. 23세 이하 국가대항전인 아시안게임 활약으로 국민 스타가 됐지만, 소속팀 입지 불안 여파로 성인대표팀 A매치에서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이후 1경기 10분이 전부다.
직전 FIFA 월드컵 본선 경험자 이승우가 베로나에서는 2018-19시즌 이탈리아 세리에B(2부리그) 78분 출전이 전부라는
이승우가 자신의 사인이 들어간 개인 브랜드 상품을 팬에게 공식판매하는 것이 현재 성인프로축구 위상이나 업적에 걸맞은 선택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은 현시점에선 타당할 수밖에 없다. 팬덤의 크기와 열정에 부응하는 축구 내적인 성과를 기대한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