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넥센의 두 번째 투수는 왜 윤영삼이었을까.
27일 플레이오프 1차전, 5회초 송성문의 홈런으로 5-3으로 추격한 넥센은 곧바로 투수를 교체했다.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은 4회까지 75개의 공을 던졌다. 몸에 이상이 있던 것은 아니다. 공이 좋지 않았다. 제구, 구위 모두 나빴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52%(39개)였다.
↑ 넥센 히어로즈의 투수 윤영삼, 그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는 악몽과 같았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
1회부터 4회까지 깔끔하게 이닝을 마친 적이 없었다. 3회에는 최정에게 높은 공을 던졌다가 벤치클리어링으로 험악한 분위기까지 연출됐다. 경기는 4분간 중단됐다.
브리검은 SK 타선과 수 싸움에서도 당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스트라이크를 잘 던지는 브리검의 인코스 승부서 대처를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과 김강민은 브리검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브리검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4이닝 강판한 것은 시즌 처음이다. 시즌 최소 이닝 기록은 5이닝이었다. 그만큼 추격의 고삐를 당긴 넥센은 투수 교체가 낫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넥센의 두 번째 투수는 윤영삼이었다. 그의 포스트시즌 첫 등판이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및 준플레이오프 등 총 5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필승조를 투입할 시기는 아니었다. 쫓아가는 흐름에서 긴 이닝을 버텨줄 투수가 필요했다.
윤영삼은 올해 KBO리그 22경기에 나가 1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4.85를 기록했다. SK를 상대로 성적이 괜찮았다. 네 차례 등판해 4⅓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그렇지만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달랐다. 윤영삼은 SK 타선의 관록을 이겨내지 못했다. 제이미 로맥과 정의윤은 잇달아 안타를 쳤다. 윤영삼은 마운드 위에서 작아 보였다. 투구수는 4개. SK 타자들이 배트를 휘두르지 않은 공은 볼(2개)이었다.
넥센도 빠르게 움직였다. 윤영삼은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공 4개만 던진 뒤 강판했다. 넥센은 부랴부랴 안우진을 투입했다. 1차전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다.
하지만 안우진은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2사 2,3루 볼카운트 2B서 밋밋한 속구를 던졌다가 김성현에게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경기 전 안우진의 등판 가능성을 열어뒀다. 기왕 꺼낼 카드라면, 더 빠른 타이밍이 나을 수 있었다. 포스트시즌에 데뷔하는 투수에게 편한 상황도 아니었다. SK의 중심 타선이었다.
안우진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과 4차전에서 각각 3⅓이닝과 4⅔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이날은 1이닝만이었다. 2-8이 되자, 신재영으로 교체했다. 6점차 열세에서 길게 끌고 갈 필요성이 없었다.
넥센은 7회초 송성문(2점)과 제리 샌즈(3점)의 홈런이 터지며 8-8 동점을 만들었다. 놀라운 폭발
그렇지만 김광현을 7회초에도 올린 SK나 넥센의 윤영삼 투입 시기나 ‘흠’이 있던 마운드 운용이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