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휴스턴) 김재호 특파원] 택하면 쥐약, 피하면 독약이다. 류현진(31)은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다저스는 지난 3일(한국시간) 류현진과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했다. 이제 두 선수는 이 제안을 수용할지 여부를 열흘 이내에 결정해야 한다.
퀄리파잉 오퍼는 원 소속팀이 FA 자격을 획득한 선수에게 제시하는 1년짜리 계약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책정되며 이번 오프시즌에는 1790만 달러로 책정됐다. 이를 택하면 다저스와 1년 더 함께한다. 거절하면 FA 시장에서 30개 전구단을 상대로 협상할 수 있다. 원소속팀과 계약하면 상관없지만, 다른 팀과 계약할 경우 제약이 따른다.
↑ 류현진은 2019시즌에도 다저스와 함께하게 될까? 사진= MK스포츠 DB |
퀄리파잉 오퍼는 정상급 FA들에게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드래프트 지명권을 희생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구단들은 이를 의식하지 않고 손을 내민다. 이번 이적시장의 경우 브라이스 하퍼, 패트릭 코빈, 댈러스 카이클, 크레이그 킴브렐 등이 그럴 것이다. 이들은 다년 계약을 맺어도 연평균 1790만 달러 이상의 계약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이다.
↑ 랜스 린은 지난겨울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했다가 뒤늦게 1년 계약을 맺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
퀄리파잉 오퍼를 선택해 2019시즌 1790만 달러의 연봉을 받으면 당장 1년간 익숙한 팀에서 많은 돈을 받으며 뛸 수 있지만, 다시 FA 시장에 나왔을 때 그 가치를 유지한다는 보장이 없다.
류현진이 퀄리파잉 오퍼를 택하면 2020년 33세의 나이에 다시 시장에 나온다. 그가 2019년 사이영상급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않는 이상 연평균 179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제시하는 팀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2019년 극심한 부진이나 부상을 경험할 경우 그 가치는 형편없이 깎일 것이다. 위험한 도박이다.
오퍼를 거절해도 문제다. 다른 좌완 선발 옵션이 많은 상황에서 드래프트 지명권을 희생해야 하는 선수를 쉽게 영입할 팀이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이유로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한 뒤 시장에 나왔다 ’쪽박’을 차는 중상위권 수준의 선수들을 매년 볼 수 있다. 지난해에는 마이크 무스타카스, 랜스 린, 그렉 홀랜드가 그랬다. 이들은 모두 3월에야 겨우 1년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MLB.com은 류현진이 이번 오프시즌 7인의 퀄리파잉 오퍼 대상자 중 지난해 무스타카스, 린, 홀랜드와 같은 운명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유일한 선수라고 ’콕 집어’ 지목했다.
↑ 마르코 에스트라다는 지난 2015년 11월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받은 뒤 블루제이스와 2년 계약에 합의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선수와 구단이 모두 이길 수 있는 시나리오다. 선수는 다년 계약으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고, 구단도 다년 계약을 하면 연평균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