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3루수’ 강승호(24·SK)의 발견.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 1차전서 승리 이외에 얻어낸 또 다른 성과다.
SK로서는 말 그대로 전화위복이 됐다. 경기 전 힐만 감독은 3루수 최정이 팔꿈치 쪽 통증으로 선발에서 빠진다고 밝혔다. 중심타자 최정의 이탈 자체만으로 큰 변수. 그런데 힐만 감독의 다음 선택이 더 이목을 집중시켰다. 바로 3루수로 기존 제이미 로맥, 나주환 등 카드가 아닌 강승호를 선발로 내보낸 것. 과감함을 넘어 의아함까지 일으켰다. 강승호에게는 주포지션도 아니고 경험도 적은 자리였다. 심지어 무대는 한국시리즈 1차전. 그러자 힐만 감독은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강승호의 포지션(3루) 경험이 충분하다 생각했다. 강승호가 트레이드로 팀에 왔을 때 포지션에 대해 물었고 2루나 3루나 비슷하다고 이야기했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 3루수 강승호(사진)가 한국시리즈 1차전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강승호는 “평소에도 3루수 연습을 많이했다. 감독님이 3루로 출전이 가능하겠냐고 물어보셔서 괜찮다고 했다”며 철저한 준비가 선행됐음을 힘주어 말했다.
이처럼 3루수 강승호의 발견은 SK로서는 커다란 수확이다. 당장 이번 한국시리즈서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줄곧 3루수 선발 역할을 차지할 가능성이 생겼다. 최정의 공백은 물론 더 나아가 스스로의 장점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 장기적으로는 SK 수비진의 한 퍼즐이자 동시에 파도를 일으킬 수도 있다. 2루를 넘어 3루도 소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그만큼 강승호가 한뼘 더 성장할 수 있음을 알리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SK와 달리 배가 아플 법한 팀이 있다. 바로 지난해 강승호를 트레이드시킨 LG. 불펜이 부족했던 LG는 지난해 7월31일 다소 급하게 강승호를 내주고 당시 SK 투수 문광은을 영입했다. 결과는 SK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문광은은 트레이드 이후에도 거의 활약은 하지 못한 반면 강승호는 LG 때와 달리 숨겨진 잠재능력을 발휘하며 공수에서 주전급으로 자리매김 하는 중이다. 강승호는 특히 이번 포스트시즌서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여기에 3루수로 존재감까지 한 차원 이상의 성장세를 보여줬다. 강승호는 군필이기도 하다.
반면 LG는 가뜩이나 흑역사 많은 트레이드사에 아쉬운 내용이 더 추가될 위기에 놓였다. 이미 현재 기준으로만으로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는데 강승호가 3루수로서 활약하니 더욱 당황스러울 터.
무엇보다 LG는 올 시즌 후 양석환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어 당장 3루가 무주공산이다. 외인타자 옵션이 있지만 해마다 성과가 없어 현재 1루 등 다른 방향으로도 눈독 들이는 상황. 그렇게 되면 내년
그런 찰나, 강승호가 3루수로서 한국시리즈 무대서 펄펄 날았다. SK와 LG의 희비를 엇갈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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