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이상철 기자] 서울은 한 골이면 충분했고, 부산은 세 골이 필요했다. 단순히 ‘두 골 더’가 아니다. 부산에겐 최소 조건이었다. 서울은 득점이 없어도 됐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부산, 절대적으로 유리한 서울이었다.
9일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한 골이 터졌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선제골의 주인공은 부산이었다. 지난 10월 중순 최용수 감독이 복귀한 후 무실점이 없던 서울은 이날도 골문이 열렸다.
전반 32분 호물로가 골문 가까이 올린 낮은 크로스를 김진규가 골키퍼 양한빈에 앞서 차 넣었다. 부산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
↑ FC서울은 부산아이파크를 2018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2차전 합계 4-2로 이겼다. 사진(상암)=천정환 기자 |
부산 공격의 칼날을 예리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수비축구를 펼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꺼낼 카드는 제한적이었다.
서울은 전반 45분간 슈팅, 코너킥이 한 개도 없었다. 첫 슈팅도 후반 15분(에반드로)에서야 기록됐다. 그만큼 일방적인 부산의 공세였다. 전반 10분 이한권의 슈팅도 골키퍼 양한반의 선방이 없었다면 실점이었다. 서울은 상당히 위태로웠다.
부산은 후반 들어서도 점유율을 높이며 서울을 압박해갔다. 박주영, 에반드로를 교체 투입했지만 서울의 공격 전개는 매끄럽지 않았다.
그래도 쫓기는 건 서울이 아니라 부산이었다. 두 번째 골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서울 수비의 틈이 없지 않았으나 부산의 결정력 부족이었다. 후반 14분 이재권의 슈팅과 후반 27분 구현준의 슈팅은 세기가 약했다. 후반 43분 호물로마저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최윤겸 부산 감독은 90분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라며 한 번 뒤집어 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시간이 부산을 옥죄였다. 두 골을 더 넣어야 하는데 야속한 시간만 흘러갔다.
오히려 후반 중반 이후 서울의 슈팅 횟수가 많아졌다. 기회를 엿보던 서울은 후반 48분 박주영이 재치 있는 장거리 슈팅으로 비어 있는 골문에 차 넣었다. 서울의 K리그1 잔류를 결정 짓는 골이었다.
역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끝내 웃었던 결과는 이번에도 유효했다. 강등 위기까지 직면했던 서울은 가까스로 생존했다. 1,2차전 합계 4-2로 부산에 앞섰다.
부산은 1차전 전반 막판 권진영의 퇴장이 부메랑이 됐다. 수적 열세에 놓이며 후반에만 3골
2019시즌 K리그1은 우승팀 전북을 비롯해 경남, 울산, 포항, 제주, 수원, 대구, 강원, 인천, 상주, 서울, 성남 등 12개 팀이 참가한다. 2년 연속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고개 숙인 부산은 K리그에서 네 번째 시즌을 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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