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조재범이 심석희 당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주장을 코치 시절 최소 3차례 폭행한 이유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피해자 증언이 나왔다. 국감장에서 낭독된 가해자 조 전 코치의 편지 내용과는 상반되기에 논란이 불가피해졌다.
수원지방법원에서는 18일 조재범 쇼트트랙국가대표팀 전 코치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이 진행됐다. 심석희는 증인출석 및 탄원서 제출을 통하여 1심에서 징역 10월을 판결받은 조 코치에 대한 엄벌을 주장했다.
18일 공판을 통해 드러난 조재범 전 코치와 심석희의 입장은 둘 다 진실일 수는 없을 만큼 차이가 존재한다.
↑ 조재범-심석희 주장이 12월 18일 2심 2차 공판을 통해 극명하게 엇갈렸다. 폭행피해자 심석희 영화 ‘당갈’ VIP 시사회 참석 모습. 사진=천정환 기자 |
■조재범 “심석희 향상 목적” vs 심석희 “특정 선수지지”
조재범 전 코치는 국감장에 보낸 편지에서 “(연세대학교를 택한) 최민정의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기간 실력과 성적이 너무 좋았다”라며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은 (자신이 교수로 재직 중인) 한국체육대학교가 더 잘나가야 하니까 (해당 학교 최고 스타) 심석희의 호성적을 위해 지도자인 저를 대회 때마다 압박했다”라고 폭로했다.
심석희는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한 탄원서를 통해 “조재범 전 코치는 (내가 아닌) 특정 선수를 지지한 것 같다”라며 “국제빙상연맹(ISU) 2017-18시즌 쇼트트랙월드컵 시리즈 기간 갑작스럽게 내 장비를 교체하거나 실전에 앞서 폭력을 행사하는 등 성적을 내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라고 반박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직전 기준 최민정과 심석희의 국제빙상연맹 쇼트트랙월드컵 시리즈 세계랭킹은 희비가 엇갈렸다.
최민정은 지난 시즌 쇼트트랙월드컵 시리즈 세계랭킹 500·1000m 2위 및 1500m 1위로 올림픽 데뷔 무대인 평창 대회성공이 확실시됐다.
심석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시점 쇼트트랙 월드컵시리즈 세계랭킹에서 1500m 2위와 1000m 3위 그리고 500m 11위로 최민정에게 국가대표팀 간판스타를 내준 기색이 역력했다.
■조재범 “나도 전명규한테 맞았다” vs 심석희 “특정 선수 비밀 지도”
조재범 전 코치는 국정감사장 낭독 옥중 서신에서 “심지어 2~3시간씩 (심석희의 상대적 부진에 대한) 전명규 전 부회장의 욕설을 들어야 할 때도 있었다”라고 회상하며 “그만두겠다고 말했더니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더라. 뺨도 맞았다. 직업도 잃고 빙상계에서 설 자리도 잃을까 무서워 (심석희 폭행이라는) 올바르지 않은 일을 했다”라고 후회했다.
반면 심석희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조재범 코치는 (이미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의해 지도자 자격 영구정지 징계를 받았음에도) 특정 선수에 대한 전담 교습을 비밀리에 실시했다”라고 반박했다.
5월 23일 공개된 문화체육관광부 대한빙상경기연맹 특정감사 결과에는 “조재범 당시 코치가 진천선수촌 밀폐된 공간에서 1월 16일 발과 주먹으로 수십 차례 구타했다”라는 내용이 적시됐다.
일명 ‘심석희 퇴촌 파문’의 진실은 “조재범 코치가 가한 폭행의 공포감에서 탈출하기 위해 선수촌을 빠져나갔다”라는 것이 문화체육관광부 보고서 내용이다.
심석희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피해자 조사에 응하여 “조재범 코치의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기간) 구타가 2018년 1월 16일 전에도 2차례 더 있었다”라고 증언했다.
조재범 코치의 심석희 폭행은 잔인한 가해와 직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현직 주장이었다는 신분뿐 아니라 대회를 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이라는 것도 경악을 자아냈다.
가혹한 구타를 당한 1월 16일은 심석희의 평창동계올림픽 첫 공식전으로부터 불과 26일 전이였다.
국정감사를 통해 전명규 전 부회장은 조재범 코치가 폭력적인 수단을 써서라도 심석희의
그러나 심석희는 조재범 전 코치가 국감장에 보낸 편지 내용을 사실상 전면 부정했다. 평창동계올림픽 대비 훈련 기간 폭행의 진짜 이유 및 윗선의 존재 여부 등 사건에 대한 진실은 이제 사법기관 판단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