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후배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외야수 이택근(38)과 소속팀 히어로즈 구단이 마침내 공식입장을 냈다. 하지만 이 입장이 야구팬들 시선과는 크게 동떨어져 있어 괴리감을 안겼다.
이택근은 19일 KBO 상벌위원회에 출석, 과거 전 히어로즈 선수 문우람 폭행관련 입장을 소명했다. 이는 문우람이 지난 10일 자신의 승부조작 관련 혐의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던 중 브로커와 가까워진 계기에 대해 한 선배선수로부터 야구배트로 폭행을 당해 육체,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밝히며 세상에 알려졌다. 문우람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기록도 함께 제출하며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 폭행가해자는 베테랑선수 이택근이었다. 19일 이택근이 공식적으로 공개됐고 직접 상벌위에 출석했으며 직후 인터뷰까지 진행했다. 히어로즈 구단은 당시 사건을 숨기게 된 이유 등에 대한 긴 설명을 곁들였다.
↑ 이택근(사진)이 19일 후배 폭행 관련 KBO 상벌위에 출석해 입장을 소명했다. 사진(서울 양재동)=김재현 기자 |
다만 이택근도 히어로즈 구단도 당시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 및 묘사는 말을 아꼈다. 행위에 대한 기준이 각자가 다른데다 문우람 포함 서로에게 더 곤란함을 안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고 빨리 이 일을 종결시키고 싶다는 의지도 강하게 배어있었다.
이 부분에서 괴리가 발생한다. 이택근 말처럼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는 게 맞다. 그런데 분명한 건 이택근과 히어로즈 구단 모두 당시 사건에 대해 선배로서의 기강확보, 선수단 단합 등 안 좋은 행동이었음에도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시선이 담겨있었다. 이택근도 문우람에게 미안함을 표시했지만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파장이 일어날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는 뉘앙스가 섞여있었다.
선배의 후배교육, 애정에 의한 채찍질 등은 분명 우리 사회 어느 분야나 존재하는 사항이다. 하지만 그 과정과 결과가 다르다.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반성을 촉구하는 개념을 넘어 구타 및 신체적 충격을 안기는 수준이 된다면 어떠한 경우도 폭력으로 설명될 수밖에 없다. 이택근은 문우람을 아꼈던 후배라 거듭 표현했지만 과연 아끼던 후배에게 그 정도 폭력을 가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어느 정도의 폭력행위였는지 직접 설명했어야 자신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다.
구단의 해명 역시 문제다. 이택근이 모범적인 선수생활을 했고 선수단 전체를 위해 숨길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은 필요도 없고 지지 받
이택근은 이날 KBO 상벌위로부터 정규시즌 36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구단에는 엄중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