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두산의 첫 번째 외국인타자는 ‘대박’이었다. 1998년 타율 0.305 42홈런 103타점을 올린 우즈는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다. 2002년까지 5시즌 동안 두산 유니폼을 입은 후 일본으로 건너갔다.
우즈는 통산 174개의 아치를 그리며 역대 외국인타자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우즈가 떠난 후 수많은 외국인타자가 한국 땅을 밟았으나 이 기록만큼은 깨지지 않고 있다.
우즈는 성공한 외국인타자로 역사에 남았다. 정규리그는 물론 한국시리즈, 올스타전 MVP까지 모두 수상했다.
↑ 페르난데스는 성공한 두산 외국인타자로 역사에 남을까. 사진=AFPBBNEWS=News1 |
그렇지만 언제부턴가 외국인타자 뽑기는 두산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 됐다. 두산 외국인타자가 성공한 경우는 상당히 드물었다.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타자도 우즈 외 캐세레스(1998~1999년)와 에반스(2016~2017년), 두 명 밖에 없다. 시즌 도중 퇴출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두산은 한 동안 외국인선수 쿼터 2명을 투수로만 구성했다. 3명으로 확대된 뒤에야 타자와도 계약했지만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친 건 에반스 정도였다.
에반스는 통산 타율 0.301 51홈런 171타점을 기록했다. 다른 팀 외국인타자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성적표였다. 그러나 두산은 2017년 11월, 에반스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3연패 실패 후 외국인선수를 물갈이했다. 더 나은 외국인선수를 찾기 위함이었다. 투수는 성공이었다.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2018시즌 최고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하지만 타자는 아니었다.
3할 타율 30홈런 100타점(SK 로맥, 한화 호잉, 삼성 러프, kt 로하스 등 4명만 기록)까지 바라는 건 사치였을까. 꾸준하게 경기조차 뛰지도 못했다. 외국인타자까지 교체했지만 극약 처방이 아니었다. 파레디스나 반 슬라이크나 ‘오십보백보’였다.
기여도가 떨어졌다. 둘 다 1할 타자였다. 둘이 함께 때린 홈런은 겨우 3개였다. 로맥과 로하스는 혼자서 43홈런을 날렸다.
두산의 외국인타자는 시즌 내내 골칫덩이였다. 그리고 파레디스와 반 슬라이크는 완주하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결과적으로 에반스와 재계약 포기는 두산에게 ‘실패한 도박’이었다.
지난 5시즌, 두산의 외국인타자는 ‘로또’에 가깝다. 당첨될 수 있는 복권일까. 당첨 확률은 높지 않았다. 그렇다고 매번 ‘꽝’만 있던 건 아니다. 2019시즌에는 잭팟이 가능할까.
두산은 쿠바 출신 페르난데스와 계약했다. 페르난데스는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쿠바 대표팀의 주전 2루수로 활약했다. 계약 규모는 총 70만달러로 파레디스와 같은 수준이다. 그러나 기대치까지 1년 전과 같지 않다.
두산은 2018시즌 외국인타자 활약 없이도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국내 타자로 구성된 타선
그렇다고 외국인타자가 없어도 된다는 건 아니다. 남들만큼 해준다면 더욱 강해지고 무시무시해질 수 있다. 두산은 2019시즌 도전자의 입장이다. 이번에는 다를까. 달라야 하는 두산 외국인타자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