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에 이어 이재성(홀슈타인 킬)마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키르기스스탄전 출전이 불투명해지면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카드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9일 두바이에서 실시한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여한 태극전사는 20명이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아직 합류하지 않았으며 기성용과 이재성이 부상으로 빠졌다.
기성용은 지난 7일 아시안컵 필리핀전 도중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 아웃됐다.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으나 일주일정도 회복시간이 필요하다.
↑ 파울루 벤투 감독은 구자철에게 다시 기회를 줄까.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이재성 또한 필리핀전에서 86분을 소화하면서 오른 발가락을 다쳤다. 관리 차원에서 훈련에 제외됐지만 무리시킬 수도 없다. 59년 만에 정상 탈환을 위해 최대 7경기를 치러야 하는 아시안컵에서 이제 1경기만 마쳤다.
키르기스스탄전에 기성용과 이재성이 모두 빠질 경우, 파울루 벤투 감독은 미드필더 조합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벤투 감독은 투톱보다 원톱을 선호한다.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처음부터 내세울 가능성은 낮다. 벤투호의 뼈대도 4-2-3-1이다. 지동원은 과거 윙어를 맡기도 했으나 벤투 감독은 스트라이커 옵션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
필리핀전에는 2선에 황희찬(함부르크 SV), 구자철, 이재성이 배치됐다. 구자철은 두 차례 좋은 위치의 프리킥을 얻었으나 그 외에 눈에 띄지 않았다.
필리핀의 밀집수비에 막혀 번뜩이는 움직임과 정교한 킬 패스는 없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구자철을 대신해 들어가 흐름을 바꿔놓으며 결승골을 만들어낸 이청용(VfL 보훔)이 키르기스스탄전에 선발 출전할 전망이다.
그렇지만 이재성이 발가락 회복이 더뎌 키르기스스탄전 출전이 불발될 경우, 상황은 복잡해진다.
윙어 자원이 넉넉하지 않다. 나상호(광주 FC)의 부상으로 대체 발탁된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도 있지만 합류시기가 늦은 데다 벤투 감독 부임 후 한 번도 선발로 나선 적이 없다. 상대가 밀집 수비를 펼치는 만큼 조커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청용과 황희찬이 측면 공격을 책임질 경우, 공격형 미드필더를 ‘누군가’ 맡아야 한다. 필리핀전에서 부진했던 구자철에게도 다시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황인범(대전 시티즌)을 3선이 아닌 2선으로 전진 배치할 여지도 있다. 주세종(아산 무궁화)이 필리핀전에 후반 41분 교체 투입된 후 황인범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라갔다. 주세종은 정우영(알 사드)과 3선을 맡았다. 다만 벤치에 중원 자원 옵션이 없는 데다 황인범은 3선에 위치했을 때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2015년 대회 조별리그 2차전에서 베스트11의 7명을 교체했다. 체력 안배보다 크고 작은 부상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선수 활용 가능 폭이 더 좁다. 벤투 감독은 이전 경기와 비교해 베스트11의 5명을 바꾼 적이 있었으나 아시안컵 본선에서 무리수를 던지지 않
이재성이 키르기스스탄전에 뛰기 어렵다면, 구자철에게 기회가 올 수 있다. 앞서 벤투호 3경기에서 153분을 뛰면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그가 반전을 일으킬 수 있을까. 손흥민이 없는 현재 가장 많은 A매치 골(19)을 기록한 구자철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