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김보름(26)이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대표팀 당시 가해자로 몰린 것은 사실이 전혀 아니라고 주장했다. 피해자로 알려진 노선영(30)에 대해서는 ‘8년 동안이나 괴롭힌 나쁜 선배’였다고 폭로했다.
한국 종합편성채널 채널A는 11일 2017 국제빙상연맹(ISU) 세계선수권 여자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금메달리스트 김보름과의 인터뷰를 방영했다. 김보름은 “내가 국가대표가 된 2010-11시즌부터 평창올림픽이 열린 2017-18시즌까지 노선영에게 핍박받았다”라고 말했다. 노선영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훈련에서는 나한테 천천히 타라고 욕을 했다”라고 노선영을 회상한 김보름은 “쉬는 시간에는 라커룸에서 폭언을 들어야 했다”라면서 “트레이닝 일정을 마쳐도 끝이 아니었다. 노선영은 자신의 방으로 나를 불러 모욕했다”라고 설명했다.
↑ 김보름과 노선영 등이 평창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 사진=천정환 기자 |
스피드스케이팅은 주행 기록으로 우열을 가린다. 개인종목이 대다수인지라 더더욱 같은 팀 안에서도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다. 김보름은 ‘현실은 이해하지만, 노선영은 도를 한참 넘었다’라고 지적한 것이다.
“지도자분들한테도 노선영의 괴롭힘을 말해왔다”라고 설명한 김보름은 “코치들이 ‘그렇게 하지 마라’고 꾸짖어도 노선영은 ‘왜 김보름 편만 드냐’라고 반발했다”라면서 “결국 선생님들도 내게 ‘그냥 참고 견뎌라’라고 밖에는 할 수 없었다”라고 돌이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5월 23일 대한빙상경기연맹 특정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팀추월 여자 예선전 관련 ‘나쁜 의도가 있는 고의적 주행’ 논란”이라는 2번째 항목을 통해 김보름 관련 내용을 적시했다.
“관련자 진술과 면담, 다른 국가대표팀 사례, 이전 국제대회 참가 시 우리 국가대표팀의 경기 사례, 경기 전후의 상황, 경기 영상에 대한 기술적 분석,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서 분석한 결과, 특정 선수가 고의로 마지막 바퀴에서 속도를 높이거나 특정 선수가 일부러 늦게 주행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것이 문체부 결론이다.
특정 감사 결과에 언급된 ‘특정 선수’가 바로 평창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종목에 출전한 김보름이다.
문체부는 “작전 수립 과정에서 지도자와 선수들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으며, 지도자들은 작전 수립의 책임을 선수들에게 미뤘다”라면서 “경기 상황을 선수들에게 알리기 위한 명확하고 적절한 조처를 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으나 김보름의 잘못을 언급하진 않았다.
김보름은 한국의 평창올림픽 팀추월 준결승 진출이 좌절되자 범국민적인 비판에 직면했다. 수십만이 동의한 국가대표 박탈 청와대 국민청원은 심리적으로 큰 압박감을 줬다.
홈의 이점이 오히려 부메랑으로 날아온 불리함을 딛고 김보름은 평창
2018-19시즌 김보름은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2위에 올라있다.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2차 대회에서 금1·동1을 획득했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