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손혜원(64·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1일 사회관계망(SNS) 계정을 통해 “추악한 범죄”라며 조재범(38)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전 코치를 규탄했다. 그러나 손 의원은 81일(2개월 20일) 전만 해도 완전히 다른 뉘앙스로 공개 석상에서 발언했다.
2018년 10월 23일 손혜원 의원은 대한체육회 등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공공기관 및 유관 기구에 대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재범 전 코치의 옥중서신을 공개했다.
당시 손혜원 의원은 “체육계에서는 전명규(56) 대한빙상경기연맹 전 부회장의 폭압적인 지시와 압박 때문에 조재범 코치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쇼트트랙대표팀 주장 심석희(22)를 때릴 수밖에 없었다고 얘기한다”라면서 “지금 조 전 코치는 굉장히 반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손혜원 국회의원이 2018년 10월 15일 국정감사에 임하는 모습. 사진=손혜원 공식 SNS |
“조재범 전 코치가 직접 저한테 눈물을 흘리며 ‘자기가 인생을 잘못 살았다’라고 이 편지를 보내왔다”라고 옥중 편지를 소개한 손혜원 의원은 “이렇게까지 해서 (심석희 등의) 성적을 올렸어야만 했을까요?”라고 전명규 전 부회장을 질타했다.
조재범 전 코치는 손혜원 의원을 통해 “윗사람의 압박에 직업도 잃고 설 자리도 없어질까 봐 두렵고 무서운 마음에 (심석희를 구타하는)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했습니다. (심석희를) 혼낸 것은 100% 제 잘못입니다. 반성하고 있습니다”라고 얘기했다고 국정감사에 언급됐다.
심석희는 2018년 12월 27일 조재범 전 코치를 강간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2019년 1월 8일 이러한 사실을 공개한 심 선수 측은 “조 전 코치가 성적 향상을 위한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폭행했다고 변명하는 것에 분노를 느꼈다”라고 재차 법적 대응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손혜원 의원은 2019년 1월 11일 SNS에 “이대로 재판이 열렸다면 조재범 전 코치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을 것이 뻔했다”라면서 “심석희 선수가 자신을 던지는 큰 용기를 내어 성폭행 피해를 추가 폭로했다. 조재범과 전명규의 범죄행위가 얼마나 추악하고 뿌리 깊은지 (2018년도) 국감장에서 낱낱이 보여줬음에도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명규가 교수로 일하고 심석희가 재학 중인) 한국체육대학교, 정부와 검찰은 못들은 채 외면했다”라고 썼다.
심석희가 추가 고소를 결심한 까닭은 손혜원 의원이 국정감사를 통해 전파한 조재범 전 코치의 변명이었다. 손 의원은 “많이 반성하고 있다. 눈물을 흘렸다”라며
조재범 전 코치가 심석희에 대한 상습상해죄 1·2심 재판에서 자신을 변호한 논리는 주요 언론이 현장 영상을 숱하게 방송한 2018년도 국감 현장을 통해 널리 퍼졌다. 손혜원 의원은 조 전 코치의 주장을 가감 없이 국민에게 소개한 것이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