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휴스턴) 김재호 특파원]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게 지난 10일(한국시간) 경기는 역사적인 승부였다. 휴스턴 로켓츠를 상대로 26점차 열세를 뒤집고 117-112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구단 역사상 가장 큰 역전승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에 공개된 오클라호마시티 라커룸은 생각보다 차분했다. 폴 조지, 러셀 웨스트브룩, 데니스 슈로더 등 주전 선수들은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고, 다른 후보 선수들은 자신의 라커 앞에 앉아 동료와 농담을 하거나 늦은 저녁을 먹고 있었다.
지난 시즌 한국프로농구 원주DB에서 뛰었던 가드 디온테 버튼(25)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오클라호마시티와 투웨이 계약을 맺은 그는 지난 6일 올랜도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NBA에 올라왔다. 이날 경기에서는 3쿼터에 나와 9분 33초를 뛰었다. 득점은 없었고 리바운드 3개와 어시스트 1개, 개인 파울 3개를 기록했다.
↑ 버튼은 투웨이 계약으로 오클라호마시티에 합류, NBA 무대를 밟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
이날 그는 3쿼터 주로 수비에 집중했다. 지난 시즌 MVP이자 29경기 연속 30득점 돌파 기록을 세운 제임스 하든과도 몇 차례 맞붙었다. 하든을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3개의 개인 파울은 그를 상대하다 얻은 결과다.
빌리 도노번 감독은 “파울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디온테에게 좋은 배움의 기회가 됐을 것”이라며 버튼의 플레이에 대해 말했다. 베테랑 포워드 조지는 “버튼이 오늘 하든을 처음 맡았다. 그에게 하든을 먼저 앞서서 막기 위해 하든이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 등을 알려줬다”며 버튼에게 조언을 해줬다고 말했다.
버튼은 “수비에 집중했다. 스카우트 리포트를 따르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했다”며 코트에 들어섰을 때 마음가짐에 대해 말했다. 하든을 상대한 것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손을 뻗어 파울을 내지 말아야 하는데 그게 어려웠다”며 파울을 범하지 않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아이오와주립대 출신인 그는 NBA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뒤 지난해 KBL에 진출했다. 원주DB에 단신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그는 54경기에서 평균 31분 5초를 뛰며 23.5득점 8.6리바운드 3.6어시스트로 활약하며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1년전 원주체육관 코트를 누볐던 그는 1년 뒤, 모든 농구선수들에게 꿈의 무대인 NBA를 밟았다.
↑ 버튼은 지난 시즌 원주 DB에서 활약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투웨이 계약이지만, KBL에서 NBA로 직행한 흔치 않은 사례를 남긴 버튼. 그는 어떤 의미에서 ‘개척자’라 할 수 있다. 그는 ‘누군가 당신을 보며 그 길을 따를 수도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본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믿음을 갖고,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 끝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계속 노력해야 한다.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말을 이었다.
NBA와 G리그를 오가며 경기중인 그는 이번 시즌 NBA에서 18경기에
“나에게 이 기회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쇼케이스’라고 생각한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