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오리아) 김재호 특파원] KBO리그에는 매년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도전장을 내민다. 이들은 KBO리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혹자는 잠시 머물다 가는 곳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31)의 생각은 달랐다.
"나에게 이곳은 기회다."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 차려진 키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샌즈는 KBO에서 뛰는 것의 의미에 대해 말했다. "내 선수 경력에 있어 좋은 기회지만, 돈 문제로도 우리 가족들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오게 돼서 기쁘다"며 다시 한국프로야구에 돌아 온 소감을 전했다.
샌즈는 지난 시즌 도중 히어로즈에 합류, 25경기에서 타율 0.314 출루율 0.355 장타율 0.767 12홈런 37타점을 기록하며 팀에 기여했다.
↑ 샌즈는 한국에서 커리어를 마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사진(美 피오리아)= 김재호 특파원 |
그전까지 그의 커리어는 파란만장했다. 2008년 드래프트에서 25라운드에 LA다저스에 지명됐고, 2011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2012년 10월에는 다저스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로 트레이드됐다. 앞선 8월 다저스가 조시 베켓, 칼 크로포드, 아드리안 곤잘레스, 닉 푼토를 영입하며 루비 데 라 로사, 제임스 로니를 보냈는데 이후 루비 데 라 로사와 함께 추후지명선수로 이적했다.
이후 다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됐고, 탬파베이 레이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을 거쳤다. 2017년에는 독립리그인 애틀랜틱리그에서도 뛰었다.
그 어느 누구보다 기회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을 그다. 그는 "어떤 것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독립리그에서 뛰던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 아내와 ’투자하는 시간’이라 생각하자는 얘기를 했다. 빅리그로 다시 돌아가거나 아시아로 갈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 다시 돌아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아내도 많은 지원을 해줬다." 그 결과 샌즈는 2018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할 수 있었고, 바다 건너 한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KBO리그는 한때 외국인 선수들에게 ’은퇴 무대’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 커리어의 터닝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다. 에릭 테임즈(밀워키), 메릴 켈리(애리조나)처럼 한국에서 활약을 발판으로 빅리그 계약을 따는 선수들도 있다.
샌즈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한국에서 내 커리어를 끝내고 싶다"며 한국에 머물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테임즈나 켈리는 미국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들에게는 멋진 일이다. 그러나 나는 한국프로야구를 미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발판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 기회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 샌즈는 지난 시즌 도중 합류, 팀의 플레이오프행에 기여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그때 함께했던 샌즈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팀이 그때 충격을 쉽게 털고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누구도 우리가 그렇게 멀리 갈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한화를 이기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SK를 상대로도 먼저 2패에 몰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