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스포츠케이블방송 3사(KBS N‧MBC스포츠플러스‧SBS스포츠) 및 스포티비(SPOTV)의 프로야구 시범경기 중계 포기로 촉발된 구단 자체 중계가 프로야구 중계의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자체중계가 전경기 중계 불발 우려를 불식시키는 플랜B 성격의 대안으로 떠오른 모양새다.
14일 열린 2019 KBO 시범경기 5경기는 모두 영상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13일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가 자체 중계를 시작한 데 이어 14일엔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도 시범경기 중계에 나섰다. 전체 10개 구단 가운데 홈경기가 없는 두산을 제외한 9개 구단이 자체 중계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시범경기 첫날에는 롯데 자이언츠가 처음으로 NC다이노스와 상동 경기를 유튜브 채널 ‘자이언츠 TV’로 내보냈다. 지난달 유무선(인터넷·모바일 등 뉴미디어) 중계권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유권해석이 구단 자체중계도 된다는 쪽으로 나오면서 사실상 모든 구단이 자체중계를 하고 있는 것이다.
↑ 14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LG트윈스는 자체중계로 팬들에게 생중계화면을 제공했다. 사진=황석조 기자 |
따지고 보면 구단 자체중계라는 현상이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선정에 따른 나비효과로 볼 수 있다. 유무선 중계권자 선정은 방송사(KBS N·MBC스포츠플러스·SBS스포츠·스포티비) 대 포털 및 이동통신사(네이버·카카오·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의 대결이었고, 결국 포털과 이동통신사 연합군의 승리로 끝났다. 중계권료도 대폭 오르며 프로야구 산업화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물론 여기에는 또 다른 의미가 숨어 있다. 중계권이 방송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시대에 종언을 고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KBO는 방송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당장 이번 시범경기 중계 포기가 그렇다. 방송사들은 제작비 절감이나 적자 등의 논리로 시범경기 중계를 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대다수 야구인들이나 야구팬들은 유무선 중계권자 선정 결과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과거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와 관련해서 단독플레이도 불사했던 전례가 있는 방송사들 간의 관계를 봤을 때, 입을 맞춘 것처럼 적자를 이유로 단체행동에 나선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것이다.
올해로 끝나는 TV중계권과 관련해서도 이번 시범경기 불방 사태는 방송사들이 KBO에 보내는 메시지로 해석될 여지가 강하다. 프로야구는 2008년부터 전경기 중계를 하고 있다. KBO는 프로야구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전경기 중계를 들고 있다. 그러니 TV중계권자 선정과 관련해서도 제작자의 지위도 겸하는 방송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중계권료와 관련해 방송3사와 갈등을 겪었던 2009시즌 초반 TV중계가 불발된 기억도 있다. 당시에도 피해는 애꿎은 야구팬들만 봤다. 방송사들이 또 다시 중계불발을 볼모로 KBO를 압박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자체중계 화면. 사진=키움 TV 캡쳐 |
또 구단에서는 자체중계 채널에 접속자가 많으면 따로 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