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17일 키움과 두산의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전국 다섯 경기 중 가장 오랫동안 0의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 좀 더 일찍 깨질 뻔 했지만 키움 좌익수 이정후(21)의 ‘레이저 송구’가 막았다.
키움의 새 외국인투수 에릭 요키시는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5일 전보다 훨씬 안정됐다. 요키시의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0.93이었다.
두산 선발투수 이용찬도 첫 시범경기 등판에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3회 무사 1,2루 및 4회 2사 만루 위기를 넘었다. 탈삼진은 4개. 그 중 3개를 제리 샌즈를 상대로 기록했다.
↑ 키움 이정후는 17일 열린 두산과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3회말 무사 1,2루에서는 병살타도 쳤다. 하지만 5회초 레이저 송구로 실점을 막았다. 사진(고척)=천정환 기자 |
투수들의 호투가 이어진 이 경기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이정후였다.
요키시는 5회 1사 1,2루까지 내야안타만 2개를 허용했다. 그렇지만 신인 김대한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2루 주자는 박건우였다. 내야안타 후 도루까지 성공한 박건우의 발은 느리지 않았다. 그러나 홈까지 다다랐을 때 공은 한참 전에 포수 미트에 있었다. 이정후의 빠르고 정확한 송구였다.
이정후는 타격에 재능이 뛰어나다. 2017년 프로에 입문한 그는 253경기에 나가 타율 0.338을 기록했다. 리드오프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으나 중거리 타자로 성장할 재목이다. 장정석 감독도 이정후를 가리켜 “미래의 3번타자”라고 했다.
그렇지만 수비 능력도 좋은 편이다. 지난해 한화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김회성의 어려운 타구를 잡아내며 승리에 이바지했다. 비록 부상이 뒤따랐지만.
또한, 이정후는 통산 15개의 보살을 기록했다. 2017년 여덟 차례, 2018년 일곱 차례 홈으로 뛰던 주자를 아웃시켰다.
이정후는 이날 네 차례 타석에 섰으나 무안타에 그쳤다. 3회말 무사 1,2루에서는 병살타도 쳤다. 시범경기 타율은 0.231에서 0.176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명품 수비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 두산 박건우(오른쪽)가 17일 열린 키움과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5회초 김대한의 안타에 홈까지 쇄도하다가 아웃됐다. 좌익수 이정후의 보살이었다. 사진(고척)=천정환 기자 |
키움의 자멸이었다. 공교롭게 이정후가 교체된 직후였다. 8회초 볼넷 1개와 사구 2개로 초래한 1사 만루서 백동훈의 땅볼을 2루수 송성문이 송구 실책을 했다. 양기현의 폭투까지 더해지며 8회초에만 3점을 내줬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