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예상대로 SK와이번스의 선택은 냉정했다. 음주운전 적발 후 이를 은폐하려 했던 내야수 강승호가 임의탈퇴 공시됐다.
SK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내야수 강승호 선수의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 선수 관리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와 별도로 구단 차원의 징계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SK는 프로야구 선수로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모범적인 자세를 보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선수단 관리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공식 사과하고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강승호에 대해 구단 차원의 최고 징계 수위인 임의탈퇴를 결정했다.
↑ SK와이번스가 음주운전과 이를 은폐한 내야수 강승호를 임의탈퇴하기로 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SK구단은 강승호의 음주운전 사실을 24일 저녁 8시가 다 돼서야 파악했다. 2군에 있던 강승호가 이를 숨겼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가 한창이던 시간이었다. 지난 15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강승호는 23일 경산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삼성전에 정상적으로 출전했다. 염경엽 SK 감독은 강승호의 컨디션이 올라왔다고 판단해, 1군에 등록할 수 있는 25일 콜업을 할 것임을 미리 공지했다. 염 감독은 단장을 맡고 있던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시간에 맞춰 트레이드로 강승호 영입을 주도했고, 감독 취임 후 강승호를 핵심 선수로 기용해왔다. 강승호는 일명 '염갈량의 남자'로 불렸다.
하지만 25일 강승호는 1군 콜업이 아닌 임의탈퇴 공시라는 결과를 받아야만 했다. 음주운전도 음주운전이지만, 이를 구단에 신속하게 알리지 않은 부분이 컸다. 팬들의 비난은 폭주했고, 구단 내의 실망감도 컸다. 더구나 사건·사고가 없어 청정구단이라고 불린 SK의 이미지와 명예가 한꺼번에 실추됐다.
SK는 임의탈퇴로 인해 지급이 정지되는 올해 잔여 연봉을 교통사고 피해가족 지원에 활용하기로 결정하고, 빠른 시일 안에 유관 기관의 협조를 통해 지원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며, KBO가 부과한 봉사활동도 최대한 교통사고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K는 26일 KBO에 강승호에 대한 임의탈퇴 공시 신청을 할 예정이며, 임의탈퇴 기간이 끝난 뒤에도 선수가 얼마나 깊이 반성하고 진정성 있는 음주 운전 예방을 위한 활동을 했는지를 보고 선수의 향후 신분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
한편 KBO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KBO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음주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SK 강승호에 대해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의거해 90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10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