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타격감이 확 올라갔으면 좋겠다.” 4월까지 김재호(34·두산)는 타격 스트레스가 심했다. 뜻대로 안 됐다. 그의 타율은 1할대였다. 공격을 잘하지 못해 수비라도 잘해야 한다던 김재호였다.
김재호는 현재 두산의 5번타자다. 5일 KBO리그 잠실 LG전부터 3경기 연속 5번타자로 뛰고 있다. 그는 LG와 잠실 3연전에서 9안타(12타수)를 몰아쳤다.
7일 잠실 KIA전에는 안타를 치지 못했으나 4사구 2개와 희생타로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김재호의 활약에 힘입어 두산도 5연승을 달리고 있다.
↑ 김재호는 5일 KBO리그 잠실 LG전부터 두산의 5번타자로 뛰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김재호는 “운이 좋게 노리던 대로 공이 날아왔을 뿐이다. (타격 페이스가 올라왔는지)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박건우의 부상으로 허경민이 1번타자로 이동한 후 두산의 5번타자는 자주 바뀌었다. 지난주에만 김재호(1경기)를 비롯해 오재일(3경기), 박건우(1경기), 박세혁(1경기)가 돌아가며 맡았다.
한 선수가 3경기 연속 5번타자 선발 출전한 건 김재호뿐이다. 김재호는 이에 대해 “칠 사람이 없다 보니 내가 (5번 타순까지)올라갔다. 내 타순이 내려가야 팀이 강해졌다는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기회에 5번타자로 자리매김하는 건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그건 아닌 것 같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김재호는 경기 전 훈련 양을 줄였다. 그는 “곧 날씨가 더워질 텐데 체력 관리를 신경 쓰고 있다. 나이도 한 살 더 먹었다. 잘 먹고 잘 쉬려고 한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체력이 덜 떨어지지 않겠는가”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시즌 초반 타격이 안 될 때 ‘오버페이스’를 했다. 훈련을 많이 했더니 체력이 더 빨리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최근에는 훈련 양을 줄이며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재호는 7일 현재 타율 0.257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이제 3경기 잘 친 거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많은 경기가 남아있는데 더 잘해야 한다”라며 “되든 안 되든 즐겁게 하려고 한다”라고 웃었다.
8일 훈련을 마친 김재호는 푹 쉬러 들어갔다. 경기에 모든 걸 쏟아내기 위해.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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