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6일 광주 kt전까지 ‘KIA 감독’ 김기태(50)다. 17일부터 박흥식(57) 퓨처스 감독이 감독대행으로 KIA를 이끈다. 바람 앞의 촛불 같은 KIA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김 감독은 15일 팀이 5연패 수렁에 빠지자 자진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구단도 숙고 끝에 16일 사의를 수용했다. 2014년 10월 28일 KIA의 제8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 감독은 1661일 만에 물러나게 됐다.
KIA로 간판을 바꿔 단 ‘타이거즈’는 두 차례(2009·2017년)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우승을 지휘한 감독은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 KIA 감독 김기태는 16일까지다. 최하위까지 추락한 KIA는 분위기 쇄신에 성공할까. 사진=김재현 기자 |
조범현 전 감독은 2011년 시즌 종료 후 계약기간 1년을 남겨두고 물러났다. 2017년 통합 우승 후 3년 재계약을 맺은 김 감독도 계약기간은 2020년까지였다. 시즌 도중 감독 교체는 2007년(서정환→조범현) 이후 12년 만이다.
그만큼 현재 KIA의 상황이 매우 안 좋다. 15일 현재 13승 1무 29패로 최하위다. 4월 28일 고척 키움전에서 가까스로 9연패를 탈출했지만 다시 5연패 수렁에 빠졌다. 5월 성적은 3승 10패다.
김 감독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KIA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2016년과 2018년에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2017년에는 통합 우승으로 KIA 팬의 우승 한을 풀었다.
그러나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KIA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9위 kt와도 2.5경기차다.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김 감독 취임 후 최악의 시즌 출발이다.
팀도 망가졌다. 무기력하다. 5월 팀 타율 0.232 출루율 0.299로 생산 능력이 떨어진다. 최근 10경기에서 한 경기 최다 득점 5점(9일 잠실 두산전)뿐이었다.
양현종, 최형우, 안치홍 등 주축 선수의 부진이 이어졌다. 외국인선수도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선수 교체 1호(해즐베이커→터커)도 KIA다.
현재 KIA는 2년 전 우승팀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두산이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도 2016년부터 하위권을 맴돌고 있으나 전력 누수가 컸다. 투자도 KIA만큼 막대한 돈을 쓰지 않았다.
선수단 관리 문제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임창용은 떠났고 김윤동은 아프다. 트레이드 소문도 끊이지 않는다. 김 감독은 지난해 말 일부 KIA 팬과 마찰도 빚기도 했다. 그의 작은 행동조차 큰 화제가 됐다.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많았다.
김 감독은 “팀을 위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라며 사퇴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5년 전 LG에서도 김 감독은 시즌 도중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LG는 양상문 감독(현 롯데)을 소방수로 투입해 그해 정규리그 4위에 올랐다. KIA도 반전할 수 있을까. 5위 키움과는 10.5경기차다.
김 감독은 16일 kt전까지 44경기를 책임진다. 앞으로 100경기가 남아있다.
그렇지만 감독 하나 바뀐다고 팀이 180도 달라질까. KIA의 부진에는 김 감독 혼자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다.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건 모두의 몫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