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자주 만난 것은 아니지만, LA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은 이웃 라이벌 LA에인절스를 만날 때마다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에 그는 2년만에 맞대결을 갖는다.
LA다저스(류현진) vs LA에인절스(그리핀 캐닝), 에인절스타디움, 애너하임
6월 11일 오전 11시 5분(현지시간 6월 10일 오후 7시 5분)
현지 중계: 스포츠넷LA(다저스), FOX스포츠 웨스트(에인절스)
한국 중계: MBC, MBC스포츠플러스
↑ 류현진은 6월의 첫 등판이었던 애리조나 원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사진=ⓒAFPBBNews = News1 |
사막 정벌
5월 내셔널리그 이달의 투수에 선정됐던 류현진은 6월 첫 등판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했다. 지난 2018년 5월 이후 첫 체이스필드 등판, 당시 류현진은 투구 도중 왼쪽 사타구니 근육 파열 부상을 당했다.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지만, 류현진은 이를 딛고 또 한 번 성공적인 투구를 했다. 7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9-0 승리를 이끌고 시즌 9승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이날 투구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1.35로 낮췄고, 커리어 최다인 7연승을 질주했다. 또한 12경기 연속 2실점 이하로 막았다. 2018년 이후 1.6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같은 기간 최소 25회 이상 선발 등판한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날 류현진은 104개의 투구 중 41개를 체인지업으로 던지며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우타자의 바깥쪽, 좌타자의 몸쪽을 공략하는 체인지업에 애리조나 타자들은 땅볼을 때리기에 바빴다. 이번 시즌들어 가장 많은 19개의 땅볼을 유도했다. 그는 "삼진은 별로 없었지만, 땅볼 타구가 많이 나와 아웃카운트를 빨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이 주효했다"며 투구 내용에 대해 말했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류현진은 지난 3월 29일 시즌 개막전에서 애리조나를 상대로 체인지업 구사 비율이 10.98%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재대결에서는 체인지업 비중을 확 높여 타자들의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이번 상대는 자주 만나기 힘든 상대다. 그만큼 낯설다. 류현진에게 유리한 부분이다.
바닷바람에 식은 방망이
다저스는 앞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 3연전에서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3경기에서 9득점을 내며 5실점을 내줬다. 마운드의 힘으로 거둔 위닝시리즈였다. 타선은 많은 도움을 주지 못했다. 시리즈 첫 경기에서는 고전중이던 드루 포머랜츠를 상대로 1회 만루 기회를 놓친 뒤 한 점도 내지 못했다. 8회 크리스 테일러가 때린 솔로 홈런이 득점의 전부였다. 득점권 2타수 무안타, 잔루 6개의 빈공이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8회 4득점하며 뒤늦게 대량 득점에 성공, 7-2로 크게 이겼다. 5타수 4안타 4타점을 기록한 코리 시거의 활약이 돋보였다.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는 1회 맥스 먼시가 매디슨 범가너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린 이후 한 점도 내지 못했다. 상대 타선은 한 점도 내지 못해 이겼다. 다저스는 이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아예 득점권 찬스가 없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방망이도 차갑게 식은 모습이다. 이 타자들이 애너하임 원정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 다저스 타선은 지난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많은 일을 하지 못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좋은 추억
류현진은 에인절스를 상대로 3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83(21 2/3이닝 2자책)을 기록중이다. 그만큼 좋은 추억이 많다. 데뷔 첫 해인 2013년 5월 2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이 팀을 상대로 9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데뷔 첫 완봉승. 동시에 데뷔 첫 무사사구 무실점 경기였다. 2014년 8월 8일에는 에인절스타디움에서 등판했다. 7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그해 MVP를 받으며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던 마이크 트라웃도 류현진앞에서는 조용했다.
가장 최근 대결은 2017년 6월 29일에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있었다. 앞선 두 차례 대결보다는 조금 부진했다. 5 2/3이닝 7피안타 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안드렐톤 시몬스가 그를 울렸다. 4회 그가 때린 타구에 왼발을 맞았고, 6회에는 투런 홈런을 맞았다. 류현진은 당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초반부터 좋은 공이 나왔고 제구도 괜찮았다. 6회만 아니었어도 올해 가장 좋았던 투구 중 하나가 됐을 것이다. 그 실투가 아쉬운 공이 됐다"고 평했다.
더 아쉬운 일은 그다음에 있었다. X-레이 검사 결과 골절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통증이 계속돼 결국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그것이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 됐다. 이후 25일을 쉰 다음에 마운드에 돌아왔다.
세 번째 한일대결
2년전 류현진을 울렸던 시몬스는 현재 발목 부상으로 재활중이다. 이밖에 잭 코자트(어깨), 저스틴 업튼(발가락)도 이탈해 있다. 대신 새로운 얼굴들을 대거 상대할 예정이다. 그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수는 오타니 쇼헤이. 지난해 10월 토미 존 수술 이후 일단 지명타자로 복귀했다. 현재 28경기에서 타율 0.248 출루율 0.320 장타율 0.416 6홈런 22타점을 기록중이다. 눈에 띌만한 숫자는 아니지만, 장타력은 여전하다. 전날 좌완 웨이드 르블랑을 맞아 삼진 2개를 기록했지만, 또 다른 좌완 기쿠치 유세이를 상대로는 홈런을 때렸던 그다. 좌완 상대 타율 0.250 OPS 0.682의 성적을 기록중이다.
오타니가 이날 경기 선발 출전하면, 류현진은 역대 세 번째 한일 투타 대결을 하게된다(상대 선발로 만난 와다 쓰요시는 제외). 앞서 그는 뉴욕 양키스에서 뛰던 스즈키 이치로,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뛰던 아오키 노리치카와 대결을 가졌다.
※ 류현진 역대 한일 대결 전적
스즈키 이치로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아오키 노리치카 4타수 2안타
↑ 트라웃은 여전히 경계해야 할 타자다. 사진=ⓒAFPBBNews = News1 |
※ 류현진 vs 에인절스 타자 상대 전적(정규시즌 기준)
콜 칼훈 3타수 1안타 1득점
브라이언 굿윈 1타수 1안타
조너던 루크로이 6타수 무안타
알버트 푸홀스 9타수 1안타 3삼진
마이크 트라웃 7타수 무안타 2삼진
빛을 본 유망주
2019시즌 에인절스에 있었던 좋았던 일 중 하나를 꼽자면, 이날 선발 그리핀 캐닝(23)의 발견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지명된 그는 초고속 월반을 거쳐 올해 2년만에 빅리그에 모습을 드러냈다. 7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3.52로 호투중이다. 7경기 중 5경기에서 5이닝 이상 버텼고, 5경기에서 3점 이하로 막았다. 팀은 그가 나온 7경기에서 4승 3패를 기록중이다. 두 차례 퀄리티 스타트가 있었다.
↑ 에인절스 선발 캐닝은 올해 데뷔한 신인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