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애너하임) 김재호 특파원
LA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은 LA에인절스 간판 타자 마이크 트라웃을 상대로 삼진 2개를 뺏었다. 보기에는 쉬워보였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류현진은 지난 11일(한국시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인절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7피안타 1피홈런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승패없이 물러났다.
이날 그는 트라웃을 상대로 세 차례 승부, 좌익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헛스윙 삼진 2개로 그를 압도했다. 트라웃과 통산 전적 10타수 무안타, 삼진만 4개를 잡았다.
↑ 트라웃은 류현진을 상대로 삼진 2개로 물러났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만큼 삼진이 적은 타자다. 양 팀 감독은 모두 그의 능력을 인정했다. 브래드 오스머스 에인절스 감독은 "그가 얼마나 젊은지를 알아야 한다. 여전히 배우고 있다. 상대 투수들이 주의깊게 상대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라며 트라웃이 삼진보다 볼넷이 많은 이유에 대해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여전히 장타를 원하지만, 많은 감독과 코치들이 2스트라이크 이후 접근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공을 맞혀 타구를 만드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트라웃은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움직이는 선수"라고 평했다.
그런 그를 상대로, 류현진은 두 번이나 삼진을 잡았다. 이번 시즌 트라웃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두 차례 삼진을 뺏은 선발 투수는 맷 보이드(디트로이트)에 이어 류현진이 두 번째다.
1회 강한 타구를 허용했지만, 3회와 5회 연달아 삼진을 뺏었다. 두 번 모두 풀카운트 승부였고, 커터가 결정구로 사용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3회에는 초구 바깥쪽 체인지업에 배트가 나가지 않았고 1-1에서 2구 연속 공이 높게 들어가며 3-1에 몰렸지만, 몸쪽으로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를 연달아 붙여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5회에는 0-2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상황에서 3구째 몸쪽 높게 꽉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로 인정받지 않아 고비에 몰렸지만, 3-2 풀카운트에서 바깥쪽 커터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 류현진은 바깥쪽 커터를 마지막까지 아꼈다가 제일 중요한 순간 트라웃에게 사용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류현진은 "몇 개 실투가 있었는데 트라웃이 놓친 것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운만 따른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 순간 집중력을 발휘했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우리가 흔히 '위기 관리 능력'이라고 말하는 것의 실체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트라웃에게) 맞지 않으려고 하지만, 언젠가는 맞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그 '언젠가는'이 7월 클리블랜드가 되도 우리는 크게 놀라지 않을 것이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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