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은 쳤지만 마음이 무겁다.”
롯데 자이언츠의 간판타자 이대호(37)는 19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10홈런에 멀티 홈런까지 쳤지만 밝게 웃지 못했다.
약 한 달 동안 홈런을 손맛을 보지 못했던 부분이 중심타자로서 미안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대호를 상대하는 투수들은 정면 승부보다는 다양한 변화구와 몸 쪽 빠른 볼을 던지며 끊임없이 유인구를 던졌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찌 보면 유인구를 골라내고 홈런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 이대호의 숙명이다.
↑ 롯데 자이언츠 4번타자 이대호. 사진=MK스포츠 DB
지난 수원 kt위즈전에 앞서 만난 이대호는 “투수들이 몸 쪽은 거의 몸에 맞을 정도로 던지며 대부분 변화구로 승부한다”고 말했다. 빠른 볼이나 슬라이더를 구경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구 구사가 높다. 그렇다 보니 타석에서 볼을 더 골라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면서, 정작 자신의 타격 밸런스에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 표1. 우투수 상대 구종별 성적
위의 표1에서 보면, 작년에 비해 직구에서도 타율이 떨어지지만 특히 커브에 대한 대처가 약했다. 타석에서 직구 타이밍으로 나가다가 변화구를 공략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빠른 볼은 대부분 몸 쪽 구사가 많고 투심계통으로 우타자 몸 쪽으로 더 휘어 들어온다. 그 코스는 몸의 중심이 살짝 바깥쪽으로 빠지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떨어지는 변화구에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높다. 특히 커브에 약점을 보인 것은 일명 ‘붕 뜨는’ 느린 커브가 아닌 빠른 파워 커브를 구사하며 원바운드성 볼에 헛스윙 삼진이 많았다.
↑ 사진2. 19일 한화의 경기 8회에 때린 3점 홈런
이대호는 19일 한화의 경기에서 멀티 홈런을 만들어 냈다.
위의 사진2에서 보면, 왼발을 드는 레그 킥 동작을 조금 더 빨리 시작해서 볼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체중이동을 하며 포크볼을 받아친다. 이대호는 체중이동의 폭이 큰 편이기 때문에 다리를 드는 레크 킥 동작이 타이밍에 핵심이 된다.
↑ 표2. 스트라이크 존 공략
표2에서 보면, 높은 스트라이크 존에는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낮은 스트라이크 존에는 약한 모습을 보인다. 결과적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한 대처 미흡으로 준비 자세를 빨리 하면서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야 한다.
특히 이대호는 유연한 타격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0.1초의 여유가 더 생긴다면 얼마든지 떨어지는 변화구를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볼을 골라내야 스트라이크 잡는 볼을 공략해서 좋은 타구와 홈런으로 연결시킬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이대호가 치면 롯데가 이기고 못 치면 진다는 이야기가 있
다. 선수야 좋으면서도 부담이겠지만, 아마도 롯데 간판타자로서 이대호가 지닌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좋은 타격으로 매일 웃을 수 있는 이대호를 응원하다.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야구 기술위원회 위원, 야구 대표팀 수비 코치)
영상제공=SBS스포츠, 베이스볼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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