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슈퍼스타라니까요.”
지난달 29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NC다이노스 관계자는 이원재(30)를 보고 슈퍼스타라고 추켜세웠다. 그러자 이원재는 “(팬들이) 요즘 들어 조금씩 알아보는 정도다”라고 반박했다. 물론 싫지만은 않은 표정이었다.
간판타자 나성범(30)이 빠진 NC타선에서 이원재는 알토란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3일 광주 KIA타이거즈전까지 올 시즌 5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 7홈런 26타점을 기록 중이다. 3일 KIA전에서도 적시 2루타로 타점을 적립했다. 2-3으로 뒤진 상황에서는 동점을 만드는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 지난달 29일 창원 NC파크에서 만난 NC다이노스 이원재. 포기하지 않은 그는 이제 공룡군단의 날카로운 창이 돼 있었다. 사진=안준철 기자 |
“사실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감이 좋지는 않았다. 겨울에 준비를 많이 했는데, 경기에서 잘 나오지 않아서 스스로 처져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시범경기 때 나오더라고요. 그때부터 자신감 가지고 한 게 시즌에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 것 같아요.”
사실 이원재의 야구인생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청원고-호원대를 거친 이원재는 프로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2011년 대학 졸업을 앞두고, 새로 창단한 NC 트라이아웃에 지원했지만 낙방했다. 그리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노크한 곳이 국내 최초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였다. “포기하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프로 지명이) 사실 쉽지는 않겠다고 생각은 했죠. 학창시절 너무 보여드린 게 없었습니다. 그래도 운 좋게 고양 원더스에 합격했죠.”
이원재는 원더스 시절을 가리켜 “역대급”이라며 웃었다. 김성근 감독의 지도 아래 많은 양의 훈련을 소화했고, 이는 자신감이 생기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자신이 낙방했던 NC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하지만 이원재는 꿈에 그리던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2군 경기도 많이 나서지 못했다. 2014시즌 중반 현역으로 군에 입대했다. “구단하고도 상의했는데, 더 미루다가는 전역 후에 돌아왔을 때 나이가 어중간해서 야구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죠. 빨리 결심을 했죠.”
현역 입대는 모험이나 마찬가지였다.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야구를 놔야 한다. 그는 수도방위사령부에서 근무했다. 청와대를 둘러싼 북악산에 위치한 통신부대였다. 야구의 끈은 질겼다. 야구를 좋아하는 간부들이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래도 한계는 있었다. 산 속에 위치한 부대에서 홀로 배트를 휘두르고, 공을 던지는 일은 외로웠다. 무엇보다 스스로 나태해지는 게 가장 큰 적이었다. “야구는 휴식 시간을 쪼개서 하는 것이고, 군인이니까 근무도 서고, 군생활도 해야 하니까요. 피곤할 수밖에 없었죠. 쉴 때는 쉬고 싶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통신반장님께서 푸쉬를 엄청 해주셨습니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니라고(웃음). 혼자 1군에서 야구하는 상상을 하면서 버텼습니다. 일종의 이미지 트레이닝이었죠.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 지난달 2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2019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벌어졌다. 2회초 2사에서 NC 이원재가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이원재는 다시 초심을 생각했다. 더 이상 야구를 하지 못할 뻔했던 순간들을 그는 잊지 않았다. “1군에 있는 것만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