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LA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이 시즌 21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다. 이번 상대는 50승 58패로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콜로라도 로키스. 지난 3년간 좋은 기억이 없었던 그곳, 쿠어스필드로 향한다.
LA다저스(류현진) vs 콜로라도 로키스(헤르만 마르케스), 쿠어스필드, 덴버
8월 1일 오전 4시 10분(현지시간 7월 31일 오후 1시 10분)
현지 중계: 스포츠넷LA(다저스), AT&T스포츠넷 로키마운틴(콜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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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은 쿠어스필드의 악몽을 지울 수 있을까? 사진=ⓒAFPBBNews = News1 |
완벽하지 않았던 경기
류현진은 지난 27일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 6 2/3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74로 내렸다. 결과는 좋았지만,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6회까지 5개의 피안타와 1볼넷 1개를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막았던 그는 7회 무사 1루에서 상대 타자에게 연달아 기습번트를 허용하며 흔들렸고, 결국 1사 만루에서 애덤 이튼과 11구 승부 끝에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했다. 좌익수 알렉스 버두고의 빨랫줄같은 송구와 구원 등판한 조 켈리의 호투가 없었다면 1실점으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류현진도 "좋은 수비가 나와 최소 실점했다"며 수비 도움을 받았음을 인정했다. 제구에 대해서는 "완벽하지는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잘 던지고도 아쉬운 소리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기대치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우리는 류현진이 90~100개의 공을 던질 때 그중 95%는 원하는 곳에 던지는 모습에 익숙해져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류현진은 올해 탁월한 제구를 보여주고 있다. 9이닝당 볼넷 허용은 "많이 올라서" 1.0개를 기록하고 있다. 여전히 리그 1위다. 볼넷 대비 삼진 비율도 "많이 나빠져서" 7.73개로 리그 1위다. 후반기 모습이 전반기의 그것만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좋은 모습이다.
70승 선점
소속팀 다저스는 순항하고 있다. 전날 경기에서 콜로라도에 9-4로 승리, 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만들며 70승 39패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먼저 70승 고지에 도달했다. 선발 투수 로스 스트리플링이 이두근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다른 투수들이 잘 막아줬다. 훌리오 우리아스가 선발로 나와 2 2/3이닝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고, 6회 등판한 토니 곤솔린은 4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타자들은 9개의 안타로 9점을 냈다. 홈런 4개가 결정적이었다.
↑ 다저스는 전날 승리로 70승 고지를 밟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
늘 강조하는 말이지만, 류현진은 이번 시즌 다저스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팀에서 두 번째로 높은 4.6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기록중이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에서 15승 5패를 기록중이다. 최근 8경기에서는 7승 1패를 기록했다. 그 유일한 1패가 바로 쿠어스필드에서 나왔다.
악몽의 쿠어스필드
류현진에게 쿠어스필드는 악몽의 장소다. 5경기에 등판해 1승 4패 평균자책점 9.15(20 2/3이닝 21자책)의 성적을 남겼다. 고지대라 공기 밀도가 낮아 타구가 멀리 날아가고, 외야가 깊어 장타가 많이 나오는 구장이다. 모든 투수들이 힘들어하는 그곳에서 류현진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6월 29일 경기에서도 4이닝 9피안타 3피홈런 1볼넷 4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5회 난타를 허용하며 무더기 실점했고, 아웃 한 개도 잡지 못하고 내려왔다. 이번 시즌 최다 실점이며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다 자책점 타이 기록을 세웠다.
물론 나쁜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4년 6월 7일에는 6이닝 8피안타 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이를 기억하고 있는 류현진도 "그곳에서 이긴 경기도 있었다. 안좋았다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그때 콜로라도와 지금 콜로라도는 완전히 다른 팀이다. 당시 선발 출전한 콜로라도 타자 중 지금도 남아 있는 선수는 딱 한 명, 찰리 블랙몬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콜로라도 원정에서 선발 투수의 목표는 상대 선발보다 잘던지는 것"이라며 쿠어스필드 등판에 대해 말했다. 류현진은 지난 네 차례 쿠어스필드 등판에서 모두 상대 선발보다 안좋은 성적을 냈다. 이번에는 달라질 수 있을까?
고난의 한 달
콜로라도에게 7월은 잊고싶은 시간일 것이다. 한때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넘봤던 이들은 7월에만 6승 18패의 성적을 기록,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최하위로 떨어졌다. '덴버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경기마저 패하면 로키스 구단 역사상 최악의 월간 성적을 남기게 된다. 콜로라도 타자들은 7월 한 달 타율 0.253 출루율 0.313 장타율 0.422의 성적을 기록했다. 타율은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OPS는 메이저리그 30개 팀중에 23위 수준이다. 개인 기록을 살펴봐도 트레버 스토리(0.226, 0.775), 찰리 블랙몬(0.256, 0.673), 놀란 아레나도(0.247, 0.661) 등 주전 타자들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콜로라도는 7월 들어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 류현진 vs 콜로라도 타자 상대 전적(정규시즌 기준)
욘더 알론소 6타수 1피안타 1탈삼진
놀란 아레나도 23타수 14피안타 4피홈런 10타점 2볼넷 2탈삼진
찰리 블랙몬 30타수 10피안타 1피홈런 3타점 2볼넷 5탈삼진
데이빗 달 6타수 1피안타 1피홈런 2타점 3탈삼진
이안 데스몬드 10타수 5피안타 4타점 2볼넷
가렛 햄슨 2타수 1피안타 1피홈런 1탈삼진
라이언 맥마혼 4타수 무피안타 1볼넷
다니엘 머피 19타수 5피안타 1타점 1탈삼진
트레버 스토리 8타수 2피안타 1피홈런 1타점 3탈삼진
↑ 마르케스는 현재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실버슬러거
상대 선발 헤르만 마르케스는 1995년생으로 올해가 빅리그 네 번째 시즌이다. 지난해 후반기 활약(14경기 6승 3패 평균자책점 2.61)에 대한 보상으로 개막 직후 로키스와 5년 4300만 달러에 연장 계약을 맺었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포심 패스트볼(41.79%) 싱커(10.58%) 슬라이더(23.72%) 커브(20.48%) 체인지업(3.42%)의 구종을 구사하는 투수다. 이번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5.76마일을 기록중이다.
이번 시즌 23경기에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4.88(144이닝 78자책)을 기록중이다. 소화 이닝은 내셔널리그 1위. 동시에 피안타(147개)와 자책점(78점)도 1위다. 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많이 던지고, 그만큼 많이 맞고 있다. 쿠어스필드에서 특히 부진하다. 11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7.07(62 1/3이닝 49자책)을 기록중이다. 쿠어스필드는 홈팀 투수들에게도 힘든 곳이다. 지난 7월 1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경기에서 2 2/3이닝 11피안타 2피홈런 3탈삼진 11실점으로 처참하게 무너졌지만, 이후 뉴욕 양키스,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연달아 7이닝 2실점
타격 실력은 나쁘지 않다. 통산 0.225의 타율을 기록중이다. 지난해에는 실버슬러거도 수상했다. 이번 시즌 40타수 8안타, 2루타가 2개, 3루타가 1개가 있다. 타점도 10타점이나 올렸다. 희생번트도 8개를 기록중이다. 한마디로 조심해야 할 타자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