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28일 LG의 수원 kt전 승리 후 화제를 모은 건 10승 투수가 된 케이시 켈리(30)를 향한 최일언(58) 투수코치의 “피프틴(15승)” 한마디였다.
켈리는 이날 6이닝을 9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막으며 LG의 10-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0승째를 거두며 타일러 윌슨(30)과 함께 나란히 10승 투수가 됐다. LG가 외국인 10승 투수 2명을 배출한 건 4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다.
10승은 켈리에게 의미가 크다. LG와 계약하며 한국행을 결정했을 때 설정한 첫 번째 목표가 10승이었다. 켈리는 kt전 후 소감을 밝히면서 이 부분을 언급했다.
↑ 최일언 투수코치(왼쪽)의 조언을 들은 케이시 켈리(오른쪽)는 14일 잠실 삼성전에서 8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사진=옥영화 기자 |
지나가다 그 이야기를 들은 최 코치로선 성에 차지 않았다. “피프틴”을 힘줘 말했다. 1차 목표였던 10승을 달성했으니 2차 목표로 15승도 해내라는 뜻이었다. 켈리도 그 주문에 “예스”라고 큰 소리로 답했다.
키움과 잠실 3연전을 준비 중인 최 코치는 수원 에피소드에 관한 질문을 받고서 “외국인투수가 10승으로 되나. 15승은 해야지. 15승 하라고 그렇게 말했다. 욕심을 좀 더 내라는 뜻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코치는 “윌슨도 그렇고 켈리도 그렇고 잘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내 속을 안 썩이는 게 매우 좋다. (이전 팀의 몇몇 외국인선수와 다르게)다들 인성이 좋다”라며 엄지를 들었다.
15승을 달성한 역대 LG 외국인투수는 2000년 데니 해리거(17승), 1명밖에 없다. LG 역사를 새로 쓸 수 있다.
최 코치의 귀띔대로 너무 착해서일까. 켈리는 과욕을 부리진 않았다. 켈리는 “개인 성적을 목표로 두는 건 아니다. 내가 꼭 15승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즌 잔여 경기에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최대한 팀 승리의 발판을 만들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15승이 자신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켈리는 “모든 선수들이 시즌 개막 전 목표를 설정하고 운동한다. 난 그렇지 않다. 첫째는 건강이고 둘째는 완주다. 앞으로 어떤 수치를 정하고 이렇게 해야 한다고 여기지 않는다. 설사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실패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라고 이야기했다.
켈리는 6월 평균자책점이 5.40(2승 3패)이었다. 7월 들어 1.09(3승 1패)로 뚝 떨어졌다. 무슨 차이가 있던 걸까.
최 코치의 조언이 주효했다. 최 코치는 “사실 외국인투수에게 많은 말을 하는 건 아니다. 참고 또 참다가 한 번씩 조언한다. 윌슨에게는 코어 쪽 회전을 강하게 던지는 걸, 켈리에게는 투구 시 작아진 스윙을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최 코치의 조언을 참고한 켈리는 14일 잠실 삼성전에서 8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효과가 나타나자 켈리는 최 코치에게
켈리는 최 코치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코치님이 팁을 주시면 곧바로 실행에 옮긴다. 나도 조언을 잘 받아들이는 편이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코치님께 다가가 여쭤본다”라며 웃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