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펀칭이라고요? 열심히 하려다 그런거죠.”
SK와이번스 제이미 로맥은 껄껄 웃었다. 수비요정으로 거듭난 뒤에는 웃으며 말할 수 있었다.
로맥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4번 1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 SK 제이미 로맥이 10일 잠실 LG전 이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잠실)=안준철 기자 |
특히 로맥은 SK가 1-0으로 앞선 6회말 2사 만루에서 LG 카를로스 페게로가 1, 2루간으로 날린 강력한 타구를 몸을 날리며 잡아냈다. 이후 재빠르게 1루 베이스를 밟으며 이닝을 그대로 종료시켰다. 페게로의 타구가 빠졌으면 역전까지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로맥의 호수비 퍼레이드는 7회에도 나왔다. SK의 1-0 살얼음판 같은 리드가 계속되던 7회말 무사 1루에서 또 다시 몸을 날렸다. 타자 윤진호의 번트 타구가 떴는데, 파울라인 밖으로 향했다. 그러자 로맥은 전력 질주 후 다이빙 캐치와 함께 포구에 성공하면서 귀중한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SK는 이후 서진용이 대타 전민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1루 주자 김민성의 2루 도루를 이재원이 저지시키면서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경기 후 로맥은 “수비에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쁘다. 주자가 모여있을 때 홈런을 날리는 것도 좋지만 오늘처럼 팀이 위기일 때 호수비로 실점을 막아내는 것도 기분이 좋고 짜릿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다만 전날(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너무 열심히 하려는 게 화근이 됐다. 4회 1사 1루에서 송성문 타구가 로맥의 미트에 맞고 굴절되면서 1루주자 제리 샌즈가 3루까지 뛰어들어갔다. SK는 3실점하고 말았다. 염경엽 감독도 경기 전 전날 키움전 수비와 관련해 “펀칭을 했다”며 웃었다. 물론 열심히 하려다 나온 것임을 염 감독도 잘 알았다. 로맥도 “열심히 하려고 하다가 나온 결과”라면서 슬쩍 미소를 지었다.
로맥은 “개인적으로 좋은 수비는 투수들의 좋은 투구가 있을 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 역시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잘 던져줬기 때
더운 날씨에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로맥은 “날씨가 더워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모든 팀이 다 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뛰고 있다”면서도 “매일매일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