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선발 타자 9명 전원이 우타자였지만, 류현진(32)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LA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 91개, 평균자책점은 1.45로 끌어내렸다. 팀이 8-0으로 앞선 상황에서 내려오며 12승 가능성을 높였다.
목 통증으로 한 차례 등판을 걸렀던 류현진은 이날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5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이중 장타는 한 개도 없었다.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을 때도 단 한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평소 봐왔던 그다운 모습이었다.
↑ 9명의 우타자가 나섰지만, 류현진을 막을 수는 없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이날도 체인지업과 커터의 비중이 월등히 높았고, 또 잘 통했다. 특히 체인지업을 이용한 범타 유도는 탁월했다. 10개의 범타를 유도했고, 그중 9개가 땅볼이었다. 6회 1사 1, 3루 위기에서 벗어나게 한 병살타도 체인지업에서 나왔다. 우타자 상대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이날도 빛을 봤다.
여기에 커터로 바깥쪽과 몸쪽을 고루 공략하면서 상대 타자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지난 등판과 마찬가지로 중간중간 구속은 더 느리지만 각도는 큰 슬라이더도 선보였다.
커브는 초구에 카운트를 잡기 위해 사용했지만,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잘 될 때도 있었다. 3회에는 카슨 켈리와 마이크 리크 두 타자를 상대로 연속으로 커브로 루킹삼진을 잡았다.
이날 애리조나 타자들은 류현진의 공에 나름대로 대응했다. 헛스윙이 6개에 불과했다. 그중 절반은 7회 대타로 나온 블레이크 스위하트가 기록한 것이었다.
헛스윙은 피했지만, 제대로 쳐낸 공은 많지 않았다. 4회 케텔 마르테의 3루수앞 땅볼이나 6회 크리스티안 워커의 우익수 뜬공처럼 수비가 잘잡은 공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수비들이 쉽게 처리할 수 있는 타구였다. 우타자 일색의 라인업도 류현진을 막을 수는 없었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