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동형 기자
평균자책점 1위가 뒤바뀌는 놀라운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을까. 추격자가 양현종(31·KIA)이어서 해보는 ‘즐거운 상상’이다.
양현종은 28일 광주 삼성전에 선발로 등판해 5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KIA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0-1의 5회말 3점을 뽑은 타선의 응집력에 힘입어 시즌 14승(8패)을 거뒀다.
양현종은 평균자책점을 2.43에서 2.40으로 더 낮췄다. 2.43의 김광현(31·SK)을 밀어내고 이 부문 3위로 올라섰다.
↑ KIA 양현종은 28일 현재 후반기 평균자책점 0.43으로 한 달 만에 평균자책점을 0.69나 낮췄다. 사진=김재현 기자 |
2007년 프로에 입문한 양현종은 개인 ‘시즌 베스트’ 평균자책점에 도전하고 있다. 가장 짠물 투구를 펼쳤던 건 2015년의 2.44였다.
양현종의 호투가 놀라운 건 시즌 초반 극도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4월까지만 해도 그의 평균자책점은 8점대(8.01)였다. 그러나 5월 이후 평균자책점 1.14로 반전을 펼쳤다. 6경기 5패 투수는 20경기에서 14승(3패)을 쓸어 담았다.
페이스가 꾸준하다. 5월(1.10), 6월(1.69), 7월(1.38), 8월(0.51)로 엄청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0.43에 불과하다. 후반기 평균자책점 0점대를 기록한 투수는 양현종이 유일하다. 1.59의 공동 2위 김광현, 프리드릭(NC)와 격차도 크다.
4개월 만에 평균자책점을 5.61이나 줄였다. 역대 최악의 시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오히려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최고의 시즌에 가깝다. 그는 이닝(164⅔) 1위, 탈삼진(143) 3위에도 올라있다.
양현종이 괴력을 펼치면서 평균자책점 경쟁이 흥미로워졌다. 조쉬 린드블럼(32·두산)의 4관왕을 저지할 수 있을지도 포인트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양현종보다 위에 있는 투수는 2.04의 조쉬 린드블럼(32·두산), 2.32의 앙헬 산체스(30·SK)다.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5⅔이닝 3실점으로 흔들린 산체스는 후반기 들어 들쭉날쭉한 면이 있다. 0.08 차이에 불과해 양현종이 산체스를 추월할 여지는 충분하다.
냉정히 말해 양현종이 린드블럼까지 제칠 가능성은 낮다. 린드블럼은 시즌 내내 가장 꾸준한 투수다. 시즌 1경기 최다 실점도 4점(6월 2일 수원 kt전 6⅔이닝·6월 8일 잠실 키움전 7이닝)이었다. 6월(2.76), 7월(2.25), 8월(2.25)에도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양현종이기 때문에 흥미로운 것이다. 전반기 평균자책점 3.09였던 양현종은 후
KIA는 28일 현재 121경기를 치렀다. 양현종에게 네 차례 정도 등판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이 흐름을 시즌 끝까지 유지한다면, 린드블럼과 경쟁하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양현종은 평균자책점 1위에 한 차례(2015년) 오른 바 있다. sportskang@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