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노기완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내야수 박계범(23)은 늦게 핀 꽃이다. 그는 그림 같은 수비와 함께 데뷔 첫 만루 홈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박계범은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서 5회초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삼성의 8-0 승리를 견인했다.
4-0의 5회초 2사 만루서 오현택(34)을 상대로 외야 좌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날렸다. 롯데의 추격 의지를 꺾는 한 방이었다.
↑ 삼성 라이온즈 박계범에게 4일 롯데 자이언츠전은 최고의 경기였다. 사진=김영구 기자 |
마수걸이 홈런보다 기쁨은 두 배 이상이었다. 8월 10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에는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막바지 1점 홈런을 쳤다. 당시 삼성은 2-7로 졌다.
박계범은 유격수로서 뛰어난 수비도 펼쳤다. 3회말 1사 1,2루서 전준우(33)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 병살타를 만들었다. 5회말에도 벤 라이블리(27)의 글러브를 맞은 전준우 타구를 잡아 원바운드 송구로 아웃시켰다.
박계범의 호수비로 롯데는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쳤다. 삼성 동료들도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놀라워했다.
박계범의 통산 49번째 경기는 그에게 최고의 경기였다. 2014년 신인 2차 2라운드 17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은 박계범은 드디어 꽃을 피웠다.
프로의 벽은 높았다. 2시즌 동안 8경기만 뛴 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돌아왔다. 올해도 순탄했던 건 아니다. 유격수 이학주(29)와 2루수 김상수(29)가 키스톤 콤비를 이뤘다. 박계범은 백업 내야수였다. 5월까지 타율 0.302를 기록했으나 2군행을 통보받았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입지를 다졌다. 이학주의 허리 부상으로 생긴 공백을 메웠다.
삼성은 올해도 가을야구 진출이 어려워졌다. 외국인 선수 농사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새 얼굴이 등장하고 있다. 박계범이 대표적이다. 삼성에 자그마한 희망이 되고 있다. dan0925@maekyung.co[ⓒ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