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15일 만에 등판한 유희관(33·두산)이 밀린 과제를 하듯 처음부터 끝까지 홀로 마운드를 지켰다. 개인 통산 5번째 완투승.
유희관은 가을장마와 태풍 때문에 두 차례나 등판이 미뤄졌다. 4일 잠실 키움전(우천 취소)과 7일 잠실 LG전(강풍 취소)에 선발투수로 예고됐으나 경기는 열리지도 않았다.
유희관의 9월 첫 경기는 추석 당일에 열렸다. 비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두 발 뻗고 잠을 잤다는 유희관은 13일 잠실 KIA전에서 9이닝 7피안타 무4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두산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 두산 유희관은 13일 잠실 KIA전에서 개인 통산 5번째 완투승을 거뒀다. 사진=김영구 기자 |
유희관은 “(8월 29일 수원 kt전 등판 후) 긴 휴식으로 몸에 힘이 있었다. 그렇지만 실전 감각이 떨어져 걱정도 많았다. 운이 많이 따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희관은 경험이 부족한 타자로 구성된 KIA 타선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투구수 관리가 뛰어났다. 94개의 공으로 완투했다. 한 이닝 최다 투구수는 15개로 1회뿐이었다.
유희관은 “젊은 KIA 타자들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할 것 같아 나도 빨리 승부를 하려고 했다. 그 덕분에 투구수 관리를 잘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유희관의 위기는 딱 한 번이었다. 5-0의 6회 1사 1루서 3타자 연속 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그는 “KIA 타자들이 잘 친 것도 있지만 나도 방심했다. 순조롭게 전개돼 나도 모르게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역시 점수차가 있어도 여유를 부리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유희관의 시즌 9승째. 1승만 추가하면 2013년 이후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한다. 그는 “아직 이룰 때까지 이룬 게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그래도 꼭 이루고 싶은 목표다. 팀도 중요한 상황이라 (승리에) 도움을 줄 투수가 나서는 게 우선이다. 내가 나간다면 최대한 집중하며 최선을 다해 던
14경기가 남은 두산은 선두 SK와 승차를 3.5경기로 좁혔다. SK는 이날 사직 롯데전에서 0-1로 졌다. 두산과 SK는 3번의 맞대결도 남아있다. 유희관은 “격차가 크지 않다.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라고 힘줘 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