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동형 기자
퇴출 위기에 몰렸던 세스 후랭코프(31)를 잔류시킨 두산 베어스의 선택은 옳았다.
후랭코프는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⅔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두산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9승째.
두산은 6연패를 탈출한 SK 와이번스를 1경기 차로 추격하며 정규시즌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 두산은 후랭코프 카드를 버리지 않았다. 그 결정은 옳았다. 후랭코프는 두산 잔류 확정 후 5승 2패 평균자책점 1.98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후랭코프는 지친 두산 마운드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두산은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불펜투수 7명을 투입하며 연장 12회 혈투를 치렀다. 후랭코프가 많은 이닝을 책임지면서 롯데전에서 불펜 부하를 덜었다.
7월까지만 해도 교체 여론에 무게가 실렸으나 지난해 다승왕(18승)에 올랐던 후랭코프는 제 모습을 되찾았다. 포수 박세혁은 “어깨 통증으로 예민해서 그랬지, 원래 좋은 공을 던지던 투수였다”라며 엄지를 들었다.
5월 어깨 통증으로 한 달 넘게 전열에서 이탈한 후랭코프는 1군 복귀 후 3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13.03으로 부진했다. 9⅔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두산은 후랭코프에게 마지막 기회를 줬다. 한국을 떠날 위기에 처한 후랭코프는 8월 1일 NC전에서 3⅔이닝 2실점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으나 시험 결과는 ‘통과’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8월 6일 후랭코프 잔류를 공언했다. 후랭코프의 어깨 상태에 이상이 없는 데다 수준급 대체 외국인투수를 구할 여건도 안 됐다.
후랭코프는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잔류 결정 이후 7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1.98(41이닝 10실점 9자책)을 기록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양현종(0.97·KIA), 최원태(1.58·키움), 채드벨(1.73·한화)에 이어 4위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44에서 3.55까지 내렸다.
두산이 역전 우승의 희망을 키운 건 19일 SK와 더블헤더였다. 3연패 사슬을 끊고 2승을 싹쓸이하며 2.5경기 차까지 좁히더니 일주일 후 턱밑까지 추격했다.
SK와 더블헤던 1차전 승리투수가 후랭코프였다. 후랭코프 없이는 불가능했던 반등이다. 그는 두산에 없어선 안 될 선수다.
두산은 4경기를 남겨뒀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는 10월 1일 잠실 NC전이다. 선발진 로테이션(26일 대구
역대 가장 치열하고 흥미진진한 정규시즌 1위 경쟁이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팀은 마지막 날에 결정될 수도 있다. 후랭코프의 10승 도전이 중요한 이유다. sportskang@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