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팀 전체적으로 ‘해피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주장 김상수(31)는 SK 와이전스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정규시즌 2위 SK와 준플레이오프 승리팀 키움의 플레이오프는 14일부터 3선승제로 치러진다. 키움은 갚아야 할 빚이 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SK에 2승 3패로 밀려 탈락했다.
↑ 김상수의 두 번째 플레이오프는 어떤 결말일까. 사진=김영구 기자 |
김상수는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4경기에 나가 1패 2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2.00(3이닝 4실점)으로 양 팀 등판 투수 22명 중 가장 높았다. 끝내기 홈런을 허용한 키움 투수는 신재영만이 아니었다. 김상수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박정권에게 한 방을 맞았다.
김상수는 “(내가 주장이라고) 선수단에 설욕을 강조하지 않는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부상 없이 플레이오프를 치르자’는 말만 했다. 내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잘 인지하고 있다. 경기가 시작하면 다들 달라질 것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키움 불펜은 1년 사이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 됐다. 카드도 한정되지 않았다. 올해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불펜 투수 10명이 모두 마운드에 올랐다. 일회성도 아니다. 최소 두 차례씩 등판했다.
성적도 우수했다. 키움 불펜의 준플레이오프 평균자책점은 1.66(21⅔이닝 4실점)이었다. 1·2·4차전에서 타자가 뒷심을 낼 수 있던 건 투수가 막으며 반격의 기회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쓸 카드가 많다는 건 키움의 행복한 고민이다. 장정석 감독도 “승리조 개념이 없다”라며 상황별로 ‘가장 좋은 투수’를 기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상수는 후배들이 대견스럽다. 그는 “포스트시즌 경험이 적거나 없던 투수도 잘했다. LG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쳐 자신감도 얻었다. 1년 전보다 불펜은 성숙해졌고 강해졌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투수는 물론 타자 모두 자기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야수가 좋은 플레이를 펼쳐서 투수도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다. 투·타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 팀 전체적으로 ‘해피 바이서스’가 퍼지고 있다. (박)병호 형이 홈런을 친 경기를 다 승리하지 않았나. 이 좋은 분위기를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이어가면, ‘좋은 시리즈’를 펼칠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준플레이오프의 아쉬움도 지운다. 김상수는 준플레이오프 2경기(1·3차전)에 등판해 2이닝 1실점을 했다. 3차전에서 2-3의 8회말 카를로스 페게로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김상수는 “나만 못한 것 같다. 피홈런 때문은 아니다. 홈런을 맞을 수도 있다. 페게로가 잘 친 공이었다. 좋은 승부였다. 값진 경험으로 느끼고 배운 게 많았다”라며 “다만 1경기를 더 나가고 싶었다. (4차전에서) 페게로와 한 번 더 대결했으면 좋았을
이어 그는 “플레이오프에서는 내 몫을 더 해야 한다. 팀에 더 보탬을 준다면, 불펜 활용 폭도 커질 것이다. (조)상우가 준플레이오프(3경기 4이닝 51구)에서 많이 던진 만큼, 무리하지 않도록 내가 더 잘해야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