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전쟁 같은 경기를 치른 우리 축구대표팀은 중국 베이징으로 먼 길을 돌아 오늘 새벽 인천공항으로 돌아왔습니다.
선수들 얘기를 들어봤더니 통제된 깜깜이 호텔생활에, 경기에서는 폭언에 욕설까지, 말 그대로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이른 새벽 피곤한 얼굴로 입국장으로 들어서는 축구대표팀 선수들.
불과 200km 떨어진 곳에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인데 몸과 마음이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관중도, 중계도 없이 '깜깜이'로 치러진 경기는 거의 전쟁이었습니다.
▶ 인터뷰 : 손흥민 / 축구대표팀 주장
-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것만으로도 너무 큰 수확일 정도로 경기가 많이 거칠었고요. 심한 욕설도 많았습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우리 선수들이 참고 또 참았음에도 몸싸움 직전까지 갔던 건 북한 선수의 폭력 때문이었습니다.
▶ 인터뷰 : 김진수 / 축구대표팀
- "(황)인범이가 한 대 맞았어요. 그 친구들이 때리려고 때린 건 아닌 것 같았는데…."
경기장 밖에서도 통제가 심했습니다.
가져간 음식재료마저 뺏기고, 사실상 호텔 감금 상태로 할 수 있는 건 잠자는 것뿐이었습니다.
▶ 인터뷰 : 최영일 /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 "인터넷 자체가 아예 안 됐고, 호텔 문 앞에도 못 나가게 막았고, 외부인들도 못 들어오게끔."
가장 가깝다고 생각했던 곳, 29년 만의 방문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으로 남았습니다.
MBN뉴스 손하늘입니다.
[ sonar@mbn.co.kr ]
영상취재: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김혜영
영상제공: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