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22일 한국시리즈 1차전 9회초 2사 1, 2루. 두산에 기회보다 위기가 먼저 찾아왔다.
타석은 7회초 동점 적시타를 쳤던 송성문이었다. 두산 팬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그러나 마운드에 있던 이용찬은 자신감이 넘쳤다.
공 3개 만에 아웃. 송성문은 이용찬의 포크볼을 배트에 맞혔으나 타구는 1루수 오재일 앞으로 굴러갔다.
↑ 이용찬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두산의 7-6 승리를 견인했다. 포스트시즌 첫 승도 기록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두산이 곧바로 4시간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9회말 1사 만루에서 터진 오재일의 끝내기 안타를 때려 키움을 7-6으로 이겼다. 이용찬은 승리투수가 됐다. 2007년 프로 입문 후 포스트시즌 첫 승이었다.
이용찬은 “훈련 전 9회 등판할 것이라고 통보를 받았다. 언제 나가든지 공을 던지는 건 같다. 늘 준비를 해왔다”라고 이야기했다.
뒷문을 책임지는 건 낯설지 않다. 지난해부터 선발투수로 활약하고 있으나 이전까지 마무리투수를 경험했다.
이용찬은 “워낙 팽팽한 흐름이었다.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경기를 뛰었는데 결과가 좋았으니 만족한다. 집중도 잘되고 좋았다. 생각보다 제구도 잘 됐다”라고 자평했다.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다. 2사 1루에서 샌즈가 볼 4개를 골랐다. ‘의도한’ 볼넷이었다. 이용찬은 “(2B 1S로) 볼카운트가 몰렸다. 샌즈와 무리하게 승부를 펼치는 것보다 송성문과 (처음부터)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어 대결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점을 최소로 줄이는 전략이다. 괜히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겨루는 것보다 보내줄 건 보내고 다음 타자를 확실히 잡으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두산이 9회말 득점하지 못했다면 연장전을 치러야 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용찬에게 2이닝을 맡길 계획이었다. 이용찬은 더 던질 수도 있었다. 그는 “선발투수를 맡았던 만큼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다. 최대한 갈 데까지 갔을 거다”라고 힘줘 말했다.
포스트시즌은 총력전이다. 불펜 추축 투수는 거의 매 경기 등판한다. 키움 불펜의 핵인 조상우는 8경기 중 6경기를 뛰었다. 더 나갈 뻔한 상황도 있었다.
이용찬도 대기해야 한다. 경기마다 그를 호출하는 목소리가 커질 터다. 이용찬은 “경험했던 거다. 괜찮다. 1차전에서도 빠르게 적응
끝으로 이용찬은 “우리의 기가 더 강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이제 1승이다. (한국시리즈 우승까지는) 갈 길이 멀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