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내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가 한국시리즈의 중요한 승부처가 되지 않을까.”
두산 4선발 유희관(33)의 예상은 맞았다. 그가 등판한 4차전은 두산의 우승 확정 경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주연이 될 수 없었다.
유희관은 2015년과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의 4번째 승리를 선물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2019년 한국시리즈에서도 피날레를 맡았다. 두산은 3승을 쓸어 담으며 3년 만에 정상 탈환까지 1승만 남았다.
↑ 유희관은 26일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이닝 만에 강판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올해는 과연 어떻게 될까. 그래도 희관이가 잘 해줄 거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한 유희관의 공은 위력적이지 않았다. 게다가 운도 따르지 않았다. 1회말 2사 2루에서 박병호의 빠른 타구를 유격수 김재호가 다리 사이로 빠트렸다. 실책이었다. 뒤이어 샌즈에게 2루타까지 얻어맞았다.
두산 타선이 2회초 최원태를 두들기며 대거 3점을 뽑았다. 유희관은 부담을 덜었으나 공은 제구가 되지 않았다. 2회말부터 볼이 많아졌다.
“유희관을 상대로 강한 타자들이 많다”던 장정석 키움 감독의 자신감처럼 쉬어갈 타순이 없었다. 키움 하위 타선을 모두 출루시킨 게 화근이었다.
이지영은 안타, 김혜성은 볼넷, 박정음은 번트안타로 나갔다. 무사 만루. 유희관은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1회말 2루타를 허용했던 서건창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두산도 총력전이었다. 곧바로 유희관을 강판했다. 유희관은 타자 10명만 상대하고 고
함덕주가 공을 넘겨받았으나 이정후의 희생번트(야수 선택)로 추가 실점을 했다. 그나마 더 큰불을 막았다.
1이닝 5피안타 1볼넷 6실점 4자책. 명예 회복을 꿈꿨던 유희관으로선 웃기 어려운 성적표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