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장정석 전 감독이 고문 제안을 거절하면서 키움 히어로즈와 인연에 마침표를 찍었다. 떠나는 그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일부 사실을 인정했다. 그렇지만 억울함도 호소했다.
2016년 말, 키움 히어로즈의 지휘봉을 잡은 장 감독은 3년 계약을 마쳤다. 해마다 팀을 발전시키면서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는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그는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무성한 말이 오가는 가운데 키움은 6일 장 전 감독이 횡령·배임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정석 전 대표이사를 만나 재계약 이야기가 오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 의혹으로 일파만파로 사태가 커진 가운데 장 전 감독과 재계약을 추진하는 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 장정석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오른쪽)과 이장석 전 대표이사(왼쪽). 사진=김영구 기자 |
장 전 감독은 지난여름의 어느 월요일에 이 전 대표를 접견했다고 인정했다. 인사를 가자는 권유를 받아 구단 변호사, 구단 직원과 같이 교도소를 찾았다.
장 전 감독은 “접견시간은 총 15분 정도였다. 저와 이 전 대표와 대화는 5분 전후였다. 오랜만에 뵙는 만큼 인사와 안부를 묻는 게 전부였다”라고 전했다.
계약기간 2년 등 재계약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장 전 감독은 “접견을 마치고 나갈 때쯤 (이 전 대표가) 계속 좋은 경기를 부탁한다면서 ‘재계약은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씀하셨다”라고 했다.
이 발언을 ‘응원과 덕담’으로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장 전 감독은 “배석자가 있었던 만큼 구단에서도 내용을 상세히 알고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허민 의장의 수석코치 제의도 부정하지 않았다. 장 전 감독은 “지난주 허민 의장과 미팅을 가졌는데 수석코치를 제안했다. 내부 승격을 염두에 뒀기 때문에 반대 의견을 냈다”라고 밝혔다. 허민 의장이 밀었던 수석코치는 손혁 신임 감독이었다.
장 전 감독은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 손혁 감독에게 내 계약 문제로 인해 부담을 드리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많은 지지와 응원이 필요한 손혁 감독에게도 기자단 여러분의 많은 도움을 감히 청해 본다”라고 말했다.
구단은 장 전 감독에게 고문을 제안했다. 2년이 아니라 1+1년이었다. 그러나 장 전 감독은 정중히 거절했다.
그는 “마지막 대우로 많은 배려를 해준 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도리상 이 제안을 받을 경우, 구단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고사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장 전 감독이 기자단에 보낸 메시지 전문.
안녕하세요 장정석입니다. 이렇게 불쑥 문자로 기자단 여러분께 마지막인사를 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께서 연락을 주셨는데 일일이 답변드리지 못한점에 대해서도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어제 저의 계약과 관련한 많은 기사를 보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특히, 프리미어 12가 시작된 날 관심과 응원이 집중되어야 할 대표팀에 누가 되는것 같아 더욱 그러했습니다.
그래서 몇가지 일에 대해 입장을 간단히 밝히고 이 상황을 빨리 정리하고자 서툰 글을 올립니다. 이점 너그러운 마음으로 헤아려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선 이장석대표님께서 교도소 이감후 접견을 간것은 사실입니다. 올해 여름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구단 변호사였는지 직원이었는지는 기억이 불명확하지만 인사가자는 권유가 있어 구단변호사, 구단직원과 함께 지방이동일이었던 월요일에 갔었습니다. 접견시간이 15분쯤 이었던것으로 기억하는데 그중 이대표님과 저와의 대화는 5분 정도 전후 였던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뵙는 만큼 인사와 안부를 서로 묻는게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접견시간이 끝나고 나올때쯤 계속 좋은경기 부탁한다고 하시면서 재계약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라는 말씀을 주셨고, 응원과 덕담으로 여기고 서로 인사를 마지막으로 접견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내용은 배석자가 있었던만큼 구단에서도 내용을 상세히 알고 있을것으로 생각됩니다.
허민 의장님과의 미팅은 지난주에 있었습니다. 그자리에서 수석코치를 제안하셨는데 내부 승격을 생각했기 때문에 반대의견을 냈었습니다.
그리고 구단에서 1+1의 계약으로 고문제의를 한 사실도 맞습니다. 마지막 대우로 많은 배려를 해주신점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리상 이 제안을 받을경우 구단에 부담을 줄수도 있다고 판단하여 고사하기로 결정하고 감사한 마음만 받기로 했습니다.
지난 12년 동안 히어로즈 구단에서 분에 넘치는 대우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인연들과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물러나면서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가려고 합니다.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 손혁 감독님께도 제 계약 문제로 인해 부담을 드리는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많은 지지와 응원이 필요한 손혁 감독님께도 기자단 여러분의 많은 도움을 감히 청해 봅니다.
끝으로 자랑스럽고 훌륭한 선수단을 이끌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부족한 감독을 잘 따라준것도 감사합니다.
3년간 경기장에서 잘한 부분, 잘못한 부분도 있었겠지만 제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해 팀을 이끌고자 했고,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도 밟아봤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이 모두가
팬여러분의 성원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기자단 여러분의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원드리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2019년 11월7일 장정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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