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이거박’이 나왔다. 이정후(21)를 거르고 박병호(33·이상 키움)를 선택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그럼에도 박병호의 방망이는 침묵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C조 예선라운드 캐나다와의 2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난적을 상대로 거둔 승리였다. 선발 김광현의 6이닝 무실점 역투가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고, 6회초 김재환의 2타점 적시타가 결정적이었다. 김광현 이후에 나온 투수들의 무실점 릴레이 계투도 불펜 강국 한국 야구다웠다.
↑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WBSC 프리미어12 서울 예선 라운드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가 열렸다. 4회초 무사 1루에서 박병호가 삼진을 당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
전날(6일) 호주와의 예선 1차전에서 박병호는 5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했다. 팀 타선이 활발하게 터지면서 5-0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박병호만 활약이 없던 것이다. 사실 박병호의 타격감은 떨어진 상황이다. 박병호는 푸에르토리코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다.
특히 4번타자로 나섰지만, 1회말 2사 2루와 7회말 1사 3루에서 박병호는 해결사가 되지 못했다. 특히 마지막 타석이었던 8회말 2사 만루에서도 힘없이 물러났다. 삼진 아웃이 세 차례였다. 5회와 7회, 8회가 삼진이었다. 다른 두 차례 아웃은 유격수 땅볼이었다. 타구가 멀리 날아가지 못했다.
더구나 고척돔은 박병호의 소속팀 키움의 홈구장이다. 김하성, 이정후 등 키움 소속 타자들이 펄펄 날았으나 박병호의 한 방은 터지지 않았다.
이날 캐나다전에서도 첫 타석이었던 1회초와 두 번째 타석인 4회초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프리미어12 개막 후 5타석 연속 삼진 행진이었다. 다만 타격감이 살아나는 조짐은 보였다. 한국이 2득점을 올렸던 2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서 볼넷을 고르며 만루 찬스를 만드는데 가교 역할을 했다. 이어 등장한 5번타자 김재환이 깨끗한 2타점짜리 우전 적시타를 때린 것이다.다만 박병호는 8회초 아쉬움을 남겼다. 캐나다는 8회초 선두타자 민병헌의 내야안타에 이은 김하성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그러자 캐나다는 3번타자 이정후를 자동 고의 4구로 1루를 채웠다. 타격감이 좋은 이정후를 피하고, 타격감이 좋지 않은 4번타자 박병호와의 승부를 택한 것이었다. 4번타자로서는 자존심이 충분히 상할 상황이었다. 물론 1,2루 찬스에서 깨끗한 적시타를 날리면 되는 것이었다.
박병호는 힘껏 스윙을 해서 공을 맞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