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떨리진 않는다. 빨리 던지고 싶다.”
잠수함 박종훈(28·SK)이 쿠바전 출격 준비를 마쳤다. 국가대표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자신감이 넘쳤다.
박종훈은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19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C조 예선라운드 쿠바와의 3차전에서 선발로 등판한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6, 7일 각각 호주와 캐나다에 연달아 승리해 2연승을 달리고 있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슈퍼라운드 진출도 유리한 상황이다. 다만 쿠바와 캐나다가 1승1패씩을 기록 중이라 쿠바가 총력전으로 나설 게 분명하다.
↑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서울 예선 라운드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에서 한국이 3-1로 승리했다. 경기 후 박종훈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
가장 깔끔한 건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 없이 쿠바를 상대로 승리, 3연승·조 1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는 것이다.
박종훈의 쿠바전 등판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된 것이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중남미 타자들이 언더핸드 투수에게 약한 면모를 보였다. 이미 점검도 마쳤다. 박종훈은 지난 2일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언더핸드 유형 투수가 생소한 푸에르토리코 타자들은 박종훈이 던진 공에 타격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쿠바전 등판이 내정된 박종훈은 지난 6일 호주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쿠바 타자들의 스윙 궤적을 보니 배트가 뒤쪽에서 나오는 느낌을 받았다. 내 공이 많이 맞을 것 같지는 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긴장감보다는 빨리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최선을 다해 던져보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주기도 했다.
과거 대표팀에서 박종훈과 같은 역할을 맡았던 이가 정대현(은퇴)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는 3-2로 앞선 9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병살타를 유도해내며 한국이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4년 전 열린 제1회 프리미어12에서도 정대현의 쿠바 사냥은 계속됐다. 그는 8강전에서 만난 쿠바를 상대로 1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박종훈의 군산상고 직속 선배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은퇴했지만, 오랜 기간 SK와이번스 불펜의 중심에 있었다. 벌떼 불펜의 정점이라는 의미에서 ‘여왕벌’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박종훈도 선배 정대현의 뒤를 이어가고 싶다는 각오다. 다만 주로 불펜으로 나서 불을 껐던 정대현과 달리 박종훈은 선발로 나서고 있다. 여왕벌보다는 일벌에 가깝다. 박종훈은 “국제무대에서도 통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 한국에도 이런 투수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면서 “투구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팀에 폐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평소 밝은 성격인 박종훈은 “이제 말을 아끼겠다”면서도 자신감은 넘쳐보였다. A대표팀 경력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인도네시아전 선발로 나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 중계가 생방송이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