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선수의 끔찍한 부상부터 역사에 남을 124호 골까지. 롤러코스터 같은 일주일을 보낸 27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활짝 웃으며 벤투호의 '캡틴'으로 돌아왔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현지시간으로 어제(11일) 오후 5시 아부다비 크리켓 스타디움에서 첫 훈련을 소화했습니다.
아부다비에서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황의조(보르도) 등 주말 경기까지 소화한 6명의 동료와 함께 밝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장 한쪽에서 따로 몸을 풀었습니다.
손흥민은 1주일 전 에버턴과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자신의 태클로 인해 상대 선수가 눈앞에서 끔찍한 상처를 입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습니다.
토트넘이 심리치료를 제공키로 하는 등 여파가 오래갈 듯한 분위기였지만, 손흥민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사흘 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즈베즈다전에 선발 출전해 멀티골을 터뜨렸습니다.
유럽무대 122호골과 123호골을 거푸 터뜨리며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의 한국인 유럽 최다골 기록을 깼습니다. 고메스를 향한 미안함과 쾌유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두 손 모으기 세리머니로 골 결정력은 물론 '인성'까지 인정받았습니다.
대표팀 합류 직전 셰필드전에서는 정규리그 3호골이자 124호골을 터뜨렸습니다.
매우 극적인 일주일을 보냈지만, 대표팀 트레이닝복을 다시 입고 훈련장에 나선 캡틴은 여느 때와 같은 표정이었습니다.
숙소에서도 밝을 때는 밝고 진중해야 할 때는 진중한, 평소와 똑같은 모습이라고 대표팀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전과 특별히 다른 점을 전혀 못 느끼겠다"면서 "고메스 부상 뒤 곧바로 골을 터뜨리고, 그를 배려하는 적절한 세리머니를 한 게 심리적 충격에서 회복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습니다.
손흥민이 마음고생을 이겨내고 연일 골 소식을 보내오자 벤투 감독의 기대감도 높아졌습니다.
벤투 감독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기 전 "소속팀에서 연속골을 넣으며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장점을 그대로 발휘해줬다"며 흡족해했습니다.
대표팀이 왔다는 소식에 아부다비에서
'캡틴'으로 돌아온 손흥민은 한국시간으로 모레(14일) 오후 10시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한국과 레바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출격할 가능성이 큽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