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무승부보다 심각한 결과는 무득점이다. 벤투호가 출범 후 가장 긴 침묵에 빠졌다.
대한민국은 북한전에 이어 레바논전에서 1골도 넣지 못했다. 답답하다. 골 갈증도 커지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이전까지 무득점은 세 번(칠레전·사우디아라비아전·카타르전) 있었다.
↑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A매치 2경기 연속 무득점은 처음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그렇지만 2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10월 10일 스리랑카전에서 후반 20분 김신욱(상하이 선화)의 개인 네 번째 골이자 팀의 여덟 번째 골이 터진 뒤 205분 연속 무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이 월드컵 예선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것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홈), 우즈베키스탄전(원정)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험난한 원정길이었다. 평양, 베이루트는 어느 팀에 부담스러운 장소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뒤에도 경기 외적 변수가 많았다. 무관중 경기를 잇달아 치른 것도 의외였다. 그러나 뜻밖의 호재이기도 했다. 일방적인 응원에 대한 우려를 지웠다.
쉬운 경기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다. 고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렇지만 예상을 넘어섰다. 졸전이었다.
몇 차례 득점 기회가 있었으며 골키퍼 선방과 골대 불운이 뒤따랐다. 그렇지만 전술적으로 레바논의 수비를 공략할 방법이 너무 적었다. 기회 못지않게 위기도 많았다.
후반과 비교해 전반은 너무 소극적인 경기 운영이었다. 무모하지 않고 신중하게 치를 계획일 수도 있으나 너무 정직했다. 마무리 패스와 슈팅도 부정확했다.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이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돼 활기를 띄웠으나 답답함을 없애기엔 역부족이었다. 김신욱을 활용한 고공 플레이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적응훈련을 한 태극전사는 경기 하루 전날 베이루트에 도착했다. 벤투 감독은 차분한 환경에서 경기를 준비하고자 했으나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결과적으로 카밀 샤문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의 열악한 그라운드 환경에 적응이 안 된 선수들이 제 기량을 뽐내기 어려웠다.
축구공은 둥글다. 이변은 늘 벌어진다. 특히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은 혼돈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계속 골을 넣지 못하는 벤
반전의 기회는 충분히 있다. 남은 2차 예선 4경기 중 3경기가 안방에서 치러진다. 그렇지만 2차 예선이다. 최종예선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커졌던 기대만큼이나 커지는 걱정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