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메이저리그 시상식 시즌이 끝났다.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부터 올해의 신인, 올해의 감독, 사이영상, MVP까지 영광의 주인공들이 발표됐다.
이제 약간 다른 시상식을 만나보자. 이번 시즌 포지션별로 최악의 수비 능력을 보여준 선수들을 선정하는, 이름하여 ’돌든글러브’ 시상식이다. 지난 2014년부터 시상하고 있는데 상을 받겠다고 연락온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선정 기준은 투수의 경우 규정 이닝, 포수와 야수의 경우 최소 한 포지션에서 700이닝 이상 소화한 선수들을 기준으로 했다. ’팬그래프스’가 제공하는 DRS(Defensive runs saved), UZR(Ultimate Zone Rating)/150, 실책 등의 기록을 반영했다.
뉴욕 양키스 1루수 루크 보이트는 지난 2년간 핀스트라이프를 입고 157경기에서 타율 0.280 출루율 0.384 장타율 0.517 35홈런 95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타석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수비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DRS -6, UZR/150 -11.9로 아메리칸리그 1루수중 최악의 수비 내용을 보여줬다. 내셔널리그는 어떨까? 지난해 수상자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조시 벨이 DRS -5 UZR/150 -16.4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해의 신인을 수상한 피트 알론소(메츠)는 DRS가 -6으로 그보다 나빴지만, UZR/150은 1.4로 벨보다 나았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조너던 비야는 이번 시즌 162경기 전경기에 출전하며 커리어 하이인 24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비에서는 좋지 못했다. DRS -11 UZR/150 -11.5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내셔널리그 수상자 로빈슨 카노(메츠)는 조금 억울할 수도 있겠다. DRS -6 UZR/150 -1.5로 상대적으로 괜찮은 성적을 냈지만, 내셔널리그 2루수 중 가장 나쁜 성적을 냈다.
지난해와 수상가가 같다. 보스턴 레드삭스 유격수 잰더 보가츠는 DRS -21 UZR/150 0.8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수상자로 뽑혔다. 타석에서는 타율 0.309 출루율 0.384 장타율 0.555 33홈런 117타점으로 펄펄 날았지만, 수비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뉴욕 메츠 유격수 아메드 로사리오도 DRS -16, UZR/150 -0.6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수상자가 됐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캔자스시티 로열즈의 헌터 도지어가 선정됐다. DRS -14 UZR/150 -6.5를 기록하며 돌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타석에서는 타율 0.279 출루율 0.348 장타율 0.522 3루타 10개 26홈런 84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던 그는 시즌 후반에는 우익수로도 출전했다. 타격은 되는데 수비가 안되는 내야수들이 걷는 길이다. 내셔널리그에서는 한때 강정호의 경쟁자로 알려졌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콜린 모란이 DRS -13, UZR/150 -16을 기록하며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물론 피츠버그의 2019년은 이것보다 더 악몽같은 일들이 많았다.
올해 빅리그에 데뷔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엘로이 히메에즈는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렀다. 122경기에서 타율 0.267 출루율 0.315 장타율 0.513 31홈런 79타점을 기록하며 올해의 신인 투표 4위에도 올랐다. 그러나 수비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DRS -11 UZR/150 -6.6을 기록하며 이름을 올렸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라이멜 타피아에게도 2019년은 뜻깊은 해였다. 데뷔 후 가장 많은 138경기에 출전하며 존재를 알렸다. 동시에 좌익수에서 DRS -6 UZR/150 -7.5의 성적을 기록하며 돌든글러브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디트로이트 외야수 제이코비 존스에게 올해는 힘든 한 해였다. 어깨, 허리 부상으로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그는 8월에는 손목이 부러지면서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다. 수비 성적도 안좋았다. DRS -13 UZR/150 -21을 기록하며 수상자로 선정됐다. 6월 30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에서는 빅터 로블레스의 홈런성 타구를 펜스 위에서 낚아채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성적은 안좋았다. 내셔널리그에서는 피츠버그의 스탈링 마르테가 뽑혔다. DRS -9, UZR/150 -5.7을 기록했다.
지난해 중견수로서 돌든글러브를 수상했던 콜로라도 로키스의 찰리 블랙몬은 올해 새로운 포지션에서 다시 한 번 돌든글러브에 선정됐다. DRS -8 UZR/150 -16.7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우익수 중 최악의 수비 능력을 보여줬다. 물론 그는 ㅌ율 0.314 출루율 0.364 장타율 0.576 32홈런 86타점을 기록, 여전히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1번 타자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DRS -10 UZR/150 -0.7을 기록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랜달 그리칙이 선정됐다.
피츠버그 포수 엘리아스 디아즈는 -23의 DRS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포수 부문 수상자가 됐다. 그가 이번 기록한 실책은 12개로 개리 산체스(양키스, 15개)에 이은 공동 2위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오마 나바에즈가 DRS -20을 기록하며 돌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양 리그 모두 수상자를 정하는데어려움이 없었다.
노아 신더가드는 이번 시즌 32경기에서 197 2/3이닝을 던지며 데뷔 이후 가장 많은 투구를 했다. 4개의 실책과 -7의 DRS는 어쩌면 그 노력의 결과로 얻은 ’영광의 상처’일지도 모른다. 어찌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