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인천은! 강하다! 유상철은! 강하다!”
24일 인천이 K리그1 상주전을 2-0 승리로 마친 뒤 흰색 모자를 쓴 유상철(48) 인천 감독이 관중석 앞에 섰다. 췌장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유 감독을 향해 인천 팬이 목청껏 외쳤다. 인천도 강하고, 유 감독도 강하다고.
유 감독은 응원과 격려에 큰 힘을 얻었다. 그는 “오늘 궂은 날씨에도 많은 팬(1만1463명)이 경기장을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 내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완쾌해 지금처럼 경기장에 서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꼭 이겨내서 다시 운동장에 설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힘줘 말했다.
↑ 췌장암 투병 중인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K리그1 파이널B 37라운드 상주 상무전에서 2-0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
지난 5월 인천의 지휘봉을 잡은 유 감독은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웃을 수 있었다. 상주를 2-0으로 꺾고 홈 12경기 만에 홈 첫 승을 거뒀다.
유 감독은 “계속 이겼어야 했는데 홈경기 승률이 너무 저조해서 너무 죄송했다. 마지막 홈경기 승리로 좋은 선물을 안겨드린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밝혔다.
유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승리였다. 조커로 투입한 문창진(후반 30분)과 케힌데(후반 43분)가 잇달아 골을 터뜨리며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유 감독은 “전반 경기력이 너무 답답했다. 후반에 변화를 줬다. 좀 더 공격적으로 뛰고 수비 라인도 올렸다. 선수들이 주문을 잘 이행해줘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라며 “문창진과 케힌데의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하다가 분위기 반전을 위해 기술이 좋은 문창진을 먼저 넣었는데 잘 맞아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특히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던 나이지리아 출신 케힌데는 13경기 만에 K리그 1호 골을 터뜨렸다. 유 감독은 누구보다 기뻐했다.
유 감독은 “오늘 날씨와 케힌데의 컨디션을 고려했을 때 기대감이 컸다. 짧은 출전시간(후반 32분 투입)이지만 득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느데 현실로 이뤄졌다. 문창진의 골보다 케힌데의 골이 더 기뻤다. 인천 팬도 기다렸던 골이지 않은가”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승점 33을 기록한 인천은 10위를 유지했다.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성남을 2-1로 꺾은 경남(승점 32)과 오는 30일 열리는 맞대결에서 최소 비기기만 해도 K리그1 잔류를
유 감독은 “최종전, 한 경기에 인천과 경남의 운명이 결정된다. 원정경기인 만큼 선수들이 더 냉정해져야 한다. 우리가 더 유리한 상황이지만 안도하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집중한다면) 한 골 이상을 넣어서 이길 수 있다.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하겠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