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삼성동) 이상철 기자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양현종(31·KIA)의 수상 소감은 듣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양현종은 25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륨에서 열린 KBO 시상식에서 평균자책점상을 받은 뒤 이틀 전 세상을 떠난 한화 투수 김성훈을 추모했다.
2017년 프로에 입문한 ‘3년차’ 김성훈은 꽃을 피우지 못한 채 너무 일찍 눈을 감았다. 야구계가 큰 충격에 빠졌으며 한화 선수단은 물론 모든 야구인의 슬픔이 컸다. 특히 김성훈은 김민호 KIA 코치의 아들이다.
↑ 양현종은 25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륨에서 열린 KBO 시상식에서 평균자책점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틀 전 세상을 떠난 한화 투수 김성훈을 추모했다. 사진(서울 삼성동)=옥영화 기자 |
울먹이던 양현종은 “(김민호) 코치님께서 이 선수(김성훈)을 거론하실 때마다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말씀하셨다”라며 “여기서 이루지 못한 꿈을 하늘나라에서 반드시 펼쳤으면 좋겠다”라고 애도했다.
시상식 후 만난 양현종은 “나도 모르게 말을 하다가 (감정이 북받쳐) 울컥했다. 다시는 볼 수 없는 선수들을 이야기하면 감정을 추스르기 어렵다. 내 친구(이두환)도 그렇고, 기억이 많이 남는다”라며 슬퍼했다.
그는 2017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면서 “하늘에 있는 친구 이두환에게 영광을 돌린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두환은 양현종, 김광현(SK) 등과 2006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며 우정을 쌓았으나 골육종으로 오랜 투병 끝에 2012년 12월 세상을 떠났다.
슬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양현종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들을 잃은 김 코치를 위로하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양현종은 “(박)찬호의 말대로 우리가 코치님의 아들이다. 코치님께서 꼭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양현종은 개인 두 번째 최우수선수(MVP) 수상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는 MVP 투표에서 총 295점을 얻어 린드블럼(716점·두산), 양의지(352점·NC)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유효 110표 중 1위 표는 9장이었다.
양현종은 “MVP가 아니라 평균자책점상을 받고 찬호의 도루상을 축하해주러 참석했다. MVP 투표 상위권에
이어 그는 “내가 2년 전 20승 후 MVP를 다짐했는데 올해 (20승 투수) 린드블럼이 MVP를 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내가 MVP를 받으면 안 된다. 큰일이 난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전혀 없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