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성범 기자
올해도 논란의 결과는 이어질까.
포털사이트에 프로야구 골든글러브를 검색하면 “국내 프로야구 포지션별 최우수 선수 10인에게 수상하는 상”이라고 소개돼 있다. 그러나 최근의 골든글러브 결과를 곱씹으면 과연 최우수 선수 10인이 맞게 뽑혔는지 고개를 갸우뚱할 때가 많다.
2012년 삼성 라이온즈 투수 장원삼(36·롯데)은 157이닝 17승 6패 평균자책점(ERA) 3.55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투수 브랜든 나이트(44)를 제치고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나이트(208⅔이닝 16승 4패 ERA 2.20)보다 나았던 것은 다승에서 1승 더한 것뿐이었다. 그럼에도 우승 프리미엄으로 영예를 안았다. 당시 수상은 팬들로부터 비인기팀·외국인 선수에 대한 차별이라고 많은 비판을 받았다.
↑ 매년 논란이 되고 있는 골든글러브가 9일 삼성동에서 개최된다. |
2017년 넥센 김하성(24), 2018년 kt 위즈 멜 로하스(29) 역시 비운의 주인공이었다. 김하성은 유격수 포지션에서 타율 0.302 23홈런 114타점 16도루를 기록했고, 수비 이닝 역시 1163이닝으로 가장 많았다. 김선빈(30)과 박빙이 예상됐으나 득표 결과는 253 대 86. 김선빈에게 일방적으로 졌다. 로하스는 전 경기를 출장해 0.305 43홈런 114타점 OPS 0.979로 팀 역사에 남을 만한 활약을 펼쳤으나 35경기를 놓쳤던 이정후(21)가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기량을 떠나 도덕적 함량이 부족했던 이도 수상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도핑테스트에 걸린 진갑용(45)은 약물 사용을 시인했음에도 해당 시즌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후 2005-06년 2년 연속 수상했다. 2011년 파나마 야구월드컵 전 도핑검사에서 테스토스테론 대사체 양성반응이 나왔던 김재환(31)은 지난 시즌 MVP-외야 골든글러브를 휩쓸었다. 아직도 김재환은 팬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
최근 골든글러브가 ‘인기투표’ '올스타 투표'라고 비아냥을 듣는 이유다. 가장 큰 문제는 투표인단에 있다. 골든글러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관계자는 KBO리그를 담당한 취재기자·사진기자·중계방송사 PD·아나운서·해설위원까지 다방면에 걸쳐 있다. 엄선된 투표인단이 아니다.
1년 동안 현장에서 한 경기도 취재하지 않은 기자들에게도 투표권이 돌아간다. 여기에 연고 지역 선수에게 성적에 관계없이 몰표를 던지는 지방 기자들에게도 투표권을 준다. 취재가 본업이 아니다 보니 객관적 시각과 거리가 있는 캐스터와 PD, 해설위원까지 투표권이 있어 변별력이 떨어진다.
자연스레 권위도 떨어진다. 골든글러브는 변별력 없는 투표인단 선정으로 스스로 권위를 낮추고 있다. 팬들은 투표인단이 ‘과연 기록은 보고 투표를 하는지’ 의심할 정도다. 이대로 간다면 골든글러브는 ‘인기 있는 선수들이 받는 상’으로 외면받게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MLB)는 투표인단이 사이영상, MVP 투표
2일 102명의 후보가 확정된 골든글러브는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다. ungbean2@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