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이상철 기자
대한민국 여자축구 A대표팀의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우승이 무산됐다. 콜린 벨 감독 부임 후 첫 번째 한일전에서 막바지 페널티킥을 헌납하며 분패했다.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 A대표팀은 17일 오후 7시30분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벌어진 일본과의 2019 EAFF E-1 챔피언십 3차전에서 0-1로 졌다. 팽팽한 접전을 벌였으나 후반 43분 모미키 유카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했다.
일본을 반드시 이겨야 2005년 이후 14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바라볼 수 있었던 한국은 1승 1무 1패(승점 4)로 준우승을 기록했다. 중국(승점 4)과 동률을 이뤘으나 골 득실 차에서 4골을 앞섰다.
↑ 한국은 17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19 EAFF E-1 챔피언십(전 동아시안컵) 일본전에서 대등하게 싸웠다. 사진(부산)=김영구 기자 |
일본(승점 9)은 2008년, 2010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북한(2013·2015·2017년)과 최다 우승 공동 1위다.
한국의 세계랭킹은 20위로 일본(10위)과 열 계단 차이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탈락(3패)과 16강 진출(2승 2패)로 두 팀의 희비는 엇갈렸다.
역대 전적도 4승 1무 16패로 열세다. 그러나 4승 중 2승을 동아시안컵에서 거뒀다. 200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아시안컵부터 최근 10경기에서도 3승 3무 4패로 일방적으로 밀린 적도 없다. 4번의 패배도 1골 차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지만 선수들의 투지는 강했다. 심서연은 “일본만큼은 절대 지고 싶지 않다. 꼭 이겨야 하는 팀이다”라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벨 감독도 “한일 양국의 특별한 관계를 인지하고 있으나 축구는 감정이 아니라 머리로 싸우는 거다. (한일전의 의미보다) 승리하는 게 최우선이다. 큰 도전이지만 난 그런 큰 도전을 원한다”라고 밝혔다.
벨 감독의 주문대로 ‘자신감을 갖고’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다. 전반 내내 일본과 대등하게 싸웠다. 강한 압박으로 일본의 공격을 차단했으며, 짧은 패스 플레이로 일본의 수비를 흔들었다.
한국의 전반 슈팅은 1개. 그러나 일본을 위협했다. 전반 14분 여민지의 크로스가 손화연의 머리에 살짝 닿지 않았으며, 전반 28분 미야케 시오리는 여민지의 슈팅을 몸으로 막아내야 했다.
↑ 한국은 17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19 EAFF E-1 챔피언십(전 동아시안컵) 일본전에서 대등하게 싸웠다. 사진(부산)=김영구 기자 |
일본이 점유율을 높였으나 후반에도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은 밀리지 않았다. 벨 감독은 이소담, 강채림, 정설빈을 투입했다. 수비가 아닌 공격 강화였다. 이기겠다는 의지였다.
간간이 예리한 공격을 펼쳤으나 일본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12분 손화연의 패스를 받은 여민지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 오른쪽에서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일본 수비수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무패 및 무실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