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대회 3연패를 달성하면서 2019년 한 해의 마무리를 우승 트로피로 장식했습니다.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유럽파 에이스'들이 합류하지 못한 데다, 김승대(전북)와 김문환(부산) 등이 부상으로 '중도 하차'하며 대표팀은 불안한 전력으로 대회를 치렀습니다.
하지만 대표팀은 공격력의 부재를 세트피스 득점으로 만회하면서 마침내 정상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특히 '1996년생 23살 동갑내기' 황인범, 김민재(베이징 궈안), 나상호(FC도쿄)가 공수에서 맹활약하면서 벤투호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이번 대회 성과입니다.
EAFF E-1 챔피언십을 끝으로 올해 18차례 A매치(12승 4무 2패) 일정을 모두 마친 벤투호는 내년 3월 26일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5차전 홈경기를 앞두고 다시 모이게 됩니다.
◇ 높이진 세트피스 성공률은 긍정적…필드골은 아쉬움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캘린더에 포함되지 않아 유럽파 선수들 차출 의무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벤투 감독은 최전방 공격진을 국내 K리그와 일본 J리그 선수들로 구성했습니다.
무뎌진 창의 대안은 세트피스였습니다.
대표팀은 홍콩과 1차전에서 황인범의 프리킥 결승골과 코너킥 상황에서 터진 나상호의 헤딩 추가골로 2-0 승리를 거뒀습니다.
비록 승리했지만 FIFA 랭킹 139위인 홍콩을 상대로 필드골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팬들의 질타를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한국은 한 수 아래 전력인 중국전에서도 코너킥 상황에서 김민재의 헤딩 결승골로 1-0 신승을 거뒀지만, 역시 필드골은 없었습니다.
두 경기 연속 필드골이 나오지 않자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지만, 반대로 수비에 집중하는 팀들을 만날 때 최고의 무기인 세트피스 득점력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일본과 최종전에서 황인범이 터트린 득점이 이번 대회 유일한 필드골이라는 점은 개선해야 할 부분입니다.
◇ '답답함' 벗어난 다양해진 빌드업 전술…주전조 확정된 포백이 '발판'
벤투호는 홍콩, 중국전에서 기존에 추구했던 빌드업 축구를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수비에 중점을 둔 팀을 상대로 두꺼운 수비벽 앞에서 볼만 돌리다가 역습을 허용하는 안타까운 장면이 여러 차례 반복돼 팬들을 짜증 나게 했습니다.
빌드업의 기본 전재인 정확한 패스와 빠른 공간 침투가 뒷받침되지 않다 보니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벤투 감독은 우승의 향방이 결정되는 일본전에서는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다이내믹함'을 선보였습니다.
중원 압박과 패스가 좋은 일본을 상대로 대표팀은 전통적인 빌드업 방식 대신 후방에서 일본의 수비 뒷공간으로 향하는 공간 패스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습니다. 여기에 일본이 볼을 잡으면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패스 길을 차단하는 전술을 가동했습니다.
주세종의 장거리 대각선 패스와 황인범의 볼배급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벤투호는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한일전이라는 변수로 선수들의 승리욕이 불태운 측면도 있지만, 일본의 전력을 제대로 간파하고 실행에 옮긴 벤투 감독의 전술도 한몫했습니다. 벤투 감독의 전술 카드가 다양해진 것도 이번 대회의 소득이 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