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성남) 이상철 기자
성남FC는 혼돈 속 개혁의 적임자로 김남일(42) 감독을 낙점했다. 초보 감독이나 준비된 지도자로 젊은 성남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김 감독도 자신감이 가득했다. 자신이 성남을 탈바꿈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감독 제안을 승낙했다”라고 밝혔다.
2019시즌 K리그1에서 9위로 마친 성남은 16일 남기일 전 감독이 물러났다. 1년 남은 계약을 해지했다. 남 전 감독은 K리그2로 강등된 제주 유나이티드를 부임할 전망이다.
↑ 김남일 성남 FC 감독이 26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성남)=옥영화 기자 |
성남은 일주일 만에 새 감독을 선임했다. 전남 드래곤즈 코치였던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국내외에서 선수 활동을 했던 그는 전남을 비롯해 수원 삼성, 인천 유나이티드, 전북 현대 등 K리그 4개 팀에서 뛰었다. 성남과는 인연이 없었다.
김 감독은 “성남과 아무런 인연이 없으니까 성남이 나를 선택한 것이 아닐까. 젊고 역동적인 성남과 내가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갑작스러운) 감독 교체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누군가 바로 잡아줘야 하는데 (구단이) 나를 높이 평가해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성남은 승격 첫 시즌 잔류에 성공했다. 12승 9무 17패(승점 45)로 9위에 올랐다. 시·도민구단의 목표는 잔류다. 은수미 구단주가 김 감독에 당부한 임무이기도 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성남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요즘 한국축구는 대표팀과 구단 모두 단순하고 딱딱한 축구를 펼친다. 그것이 너무 아쉽다. 성남도 다르지 않다. 좀 더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색깔을 떠나 선수들이 축구를 즐겼으면 좋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성남의 색깔도 방패가 아니라 창이다. 성남은 올해 30득점으로 K리그1 12개 구단 중 최소 득점 1위였다. K리그2로 강등된 경남 FC(43골), 제주(45골)보다 적었다.
김 감독은 “성남의 변화가 곧 나의 과제다. 성남은 올해 (수비적인 축구로 생존했지만) 최소 득점 팀이었다. 과감한 공격 축구로 탈바꿈하려고 한다. 공격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 공격수 보강을 1순위로 생각 중이다”라며 상위 스플릿 진입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남일호는 내년 1월 4일 전지훈련을 떠나며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한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린 뒤 조금씩 내 색깔을 입힐 계획이다”라며 “서두를 생각은 없다. 차근차근 만들어갈 것이다. 우선 토대부터 만들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빠따’가 아니라 ‘버터’를 강조한 김 감독이다. 그는 소통을 중시하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소통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서로가 원하는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려고 한다. 그렇게 원팀으로 만들 생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김 감독과 설기현 전 성남 전력강화실장의 결합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
김 감독은 “설 감독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건 내 욕심이다. 그의 선택을 존중한다. 설 감독이 지도자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다만 (성남에서 함께 하지 못해) 난 굉장히 아쉽다”라고 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