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올림픽 무대에서 정치적인 시위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한국시간 3일 올림픽 관련 뉴스를 다루는 온라인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즈에 따르면, 바흐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향해 정치적 항의를 지양함으로써 함께 경쟁하는 동료 선수들을 존중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바흐 위원장은 점점 커지는 스포츠의 정치화 현상이 아무런 결과를 내지 못하고, 종국에는 현재 존재하는 분열을 더욱더 깊게 만들 수 있다며 선수들의 정치적 시위에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냈습니다.
그러면서 "올림픽은 언제나 선수들과 그들의 경기력을 위한 글로벌 무대였으며 선수들에겐 스포츠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존중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IOC 헌장 50조는 어떠한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동을 올림픽 경기장과 시설 등에서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합니다.
미국 펜싱 선수 레이스 임보든은 지난해 팬아메리카대회(범미주대륙대회) 시상식에서 국가가 연주될 때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인종차별주의, 총기 규제, 이민자 홀대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고 미국의 변화를 요구하는 행동이었습니다.
역시 같은 대회 여자 해머던지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미국의 그웬 베리도 시상대에서 오른손 주먹을 높게 들어 올리는 행동으로 임보든과 보조를 맞췄습니다.
미국올림픽위원회는 당시 두 선수를 징계하지 않되 두 선수를 포함해 다른 선수들이 도쿄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정치적인 의사를 표현하면 엄중 처벌하겠다고 공표했습니다.
두 선수의 사례와는 사뭇 다르지만, 작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선 약물 사용과 도핑 테스트 회피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중국의 간판스타 쑨양을 동료들이 '패싱'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400m 은메달리스트 맥 호턴(호주)은 쑨양이 선 시상대에 함께 서는 걸 거부했습니다. 200m 동메달리스트 덩컨 스콧(영국)은 여기에 쑨양의 악수도 피했습니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이런 행위도 도쿄올림픽에서 하지 말라는 게 바흐 위원장과 IOC의 요구입니다.
다만, IOC는 제국주의 시절 일본의 상징으로 상당한 정치적 의미를 내포한 욱일기의 사용과 같은 민감한 현안에는 입을 닫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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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아시아 침략 피해 당사자인 우리나라는 당시 피해국들과 연대해 욱일기 사용을 IOC에 성토했지만, IOC는 사안별로 판단하겠다며 소극적인 대답을 되풀이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